기사입력시간 22.03.10 07:03최종 업데이트 22.03.1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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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께,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을 헤아려주십시오"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② 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윤석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제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임기는 올해 5월 10일부터 5년간입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대응체계 전면개편과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를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선거 이전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에 이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꼭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
②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 헤아리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기나긴 선거 대장정 결과 국민들의 선택을 받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축하를 드립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앞으로 5년간 훌륭하게 이끌어 가실 것으로 믿고 기대가 큽니다. 우선 건강을 잘 챙기셔서 공약한 바를 완수해 꼭 성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증유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크게 위협 받고 있는 위기상황임을 아실 것입니다. 그만큼 보건의료정책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보건의료 공약을 살펴 보면 전체적으로 심혈을 기울이신 점이 보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내용이 다소 누락돼 있는 것 같아 부탁하고자 합니다.

대통령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의 본질은 의사의 진료, 즉 진단과 치료입니다. 의료 분야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소통하고 논의하고 협력하셔야 좋은 결실을 맺을수 있기에 몇 가지 의견을 제안합니다. 의료의 최일선에서 각종 위험을 감수하며 밤낮없이 노력하는 의료진들의 애로사항과 헌신을 잘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미래의 우리나라 의료를 책임질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과 처우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이 부족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의료수준은 세계 최고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런 수준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전공의 수련이 필수적으로 계속 뒷받침돼야 가능합니다. 종합병원에서의 훌륭한 교수진과 최적의 수련환경이 꼭 준비돼야 하기에 충분한 예산 지원과 법 규정의 보완이 시급합니다. 교수들에 대한 파격적인 연구비 지원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선진국 의료수준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피교육자 신분이지만 각종 의료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돼야 마땅합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수많은 전공의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소중한 국민들의 생명을 살릴수 있던 사실을 높히 평가해야 합니다.

둘째, 젊은 공보의들에 대한 근무여건 개선과 처우개선이 필요합니다. 

국방의 의무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혹사시켜 번아웃까지 온 결과는 여러 논문에서 밝혀졌습니다. 사정이야 이해하지만 무리한 일정의 진료와 위험한 근무에 솔선수범한 공보의들이 없었다면 코로나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들의 수고를 격려하고 처우를 개선해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결혼한 공보의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기를 키울수도 없다고 하니 부디 헤아려 주시고 사기를 진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고사 직전의 열악한 1차의원과 중소병원에 대한 육성책이 시급합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내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 필수의료에 대한 최대한 지원책이 당장 필요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선 위기의 순간에 결국 1차의원과 중소병원이 발 벗고 나서서 진료를 담당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의협에 문의하시면 대책 자료를 드릴 것입니다.

넷째, 의료수가 현실화를 부탁드립니다. 

공공의료야 국가의 재정지원이 있으니 폐업 걱정 없이 운영할 수 있지만, 사립 병의원은 투자비와 인건비등 모든 운영비를 벌어서 충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측 논문 보고서에도 의료수가가 원가에 훨씬 못미친다고 하면서도 계속 재정 문제만 핑계대고 방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가 인상이 아니고 '현실화'시켜 주실것을 요청드립니다. 소위 땅파서 진료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최소 OECD평균 수가는 맞춰 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환자실 수가를 300% 인상해 주고 필수의료 수가를 추가로 인상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의원급 수가가 임금인상과 물가인상에도 못미치는 겨우 3% 인상입니다.

"24조 5374", 자동차 번호판이 아닙니다. 그동안 정부가 법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해야 하는데 미수한 국고지원금이 24조 5374억원 입니다. 의사들 주장이 아닙니다. 재작년에 국회 입법조사처가 공식 발표한 것으로 지금은 그 액수가 더 증가했을 것입니다. 이런 미수금만 해결돼도 수가 현실화를 위한 재정 여력은 충분할 것입니다. 법치국가에서 정부가 법을 어긴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섯째, 의료분쟁 특례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어느 의사가 고의로 환자가 잘못되기를 바라고 진료하겠습니까? 의사가 신이 아닌 이상 불가항력적으로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무조건 의사를 징역형 등 중형으로 형사처벌하면  누가 겁이 나서 힘든 환자를 진료하려 하겠습니까? 결국 의료가 발전하지 못하고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산부인과 분만 환자 1000명을 무사히 분만해도 1명이 사고 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합니다.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시 형사처벌 면책조항이 있는것 처럼,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가입시에는 면책 특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리 의사들은 환자 진료를 위해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며, 법적으로 필요한 연수교육 이외에도 추가로 열심히 연수하고 있음을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섯째, 의사면허 없는 자들의 불법 의료를 척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면허와 자격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운전을 잘 한다 해도 운전면허 없으면 절대 운전을 할 수 없습니다. 자격은 조리사 자격 없어도 집에서 누구나 조리할 수 있습니다. 정식으로 의대 교육을 이수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서 의사면허를 받아야만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을 불법 및 사이비의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건의드립니다.

각 직역의 면허는 보호돼야 하고, 그래서 각 직역간의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곱째, 9,4 의정합의는 존중돼야 하고 지켜져야 합니다.

특히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정부의 일방적 강행을 중지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한 현 정부와 국회의 공식문서상 약속은 훼손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협력해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부터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입니다. 그 다음에 약속 사항을 이행하는것이 원칙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건의 드릴 사항이 많지만 7가지 무지개만 부탁드리오니, 꼭 정책에 반영시켜 시행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경하드립니다. 5년 임기동안 내내 강녕하시고 대한민국 의료백년대계를 반석 위에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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