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1.11 06:59최종 업데이트 22.01.12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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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은 고사하고 코로나19 환자 입원기록지 작성이 주 업무"

인천의료원 전공의들 "코로나 관련 잡다한 업무로 채워진 전공의 생활…파견 수련도 한계 뚜렷"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초창기부터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수련 문제가 지적됐지만 현재까지도 지방의료원을 중심으로 수련 기회 박탈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전공의 수련 대신 코로나19 관련 업무만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지지 못한 채로 수련 기간이 종료되는 인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입원환자 오더‧입원기록지 작성만…수련 대안은 없어
 
11일 인천의료원에 근무하는 가정의학과 전공의 A씨는 본지를 통해 "인천의료원이 코로나 지정병원이 되면서 외과나 호스피스 환자 등을 맡지 않고 코로나 환자만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직 과정에서도 수련과목과 전혀 다른 코로나 중환자실(ICU) 입원환자를 떠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인천의료원의 경우 2020년 2월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반 진료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인천의료원의 허가병상 총 321개 중 137개(43%)가 감염병전담병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매달 인천의료원에 1년차 3명, 2년차 3명, 3년차 2명씩 파견하고 있다. 1, 2년차는 각각 내과 3명, 외과 2명, 호스피스 1명으로 배정돼 파견된다.
 
그러나 문제는 인천의료원에서의 업무 내용이 전공의 수련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만 채워지면서 붉어졌다.
 
인천의료원이 코로나 전담병원이 된 이후 전공의들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오더나 입원기록지 작성, 담당 교수의 구술 오더 입력, 서류 작성 등 코로나 환자 진료와 관련 잡다한 업무가 대부분이다.
 
A씨는 "물론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몇 달도 아닌 몇년동안 지속적인 수련 기회 박탈이 지속되면서 전공의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이런 사실을 의료원 측에 알렸지만 수련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없고 적절하 해결방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는 800만원 받는데 코로나 환자 전담하는 전공의 급여는 350만원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전공의들은 급여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한다. 현재 코로나 병동에 투입되는 간호사의 경우, 파견 간호사(일 수당 30만원)와 정규 간호사 등 급여 차이를 감안해 800만원대의 급여로 인상됐다.
 
중증병상에 투입되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의 일일 수당도 기존 12만원에서 20만원 선으로 인상됐지만 의료원 전공의들은 별도 코로나 수당 없이 코로나 업무를 보고 있다.
 
A씨는 "코로나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전공의들은 주 80시간 근무 기준 월 급여는 약 350만원에 그치는 데 반해 간호사들은 80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는다"며 "병원 측에 이 같은 부당함을 알린 결과 일회성으로 25만 원의 보조급 형태의 수당을 한번 받은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인천의료원 전공의들은 이 같은 문제를 병원 측에 항의했지만 코로나 환자만 보는 사항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또한 전공의들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해결대안은 없는 상태다.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전공의들도 민원 제기…파견 수련 제역할 어려워
 
비슷한 상황은 여타 다른 의료원에서도 발생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앞서 2020년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 향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따라 다른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파견수련을 보내는 등 대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한계는 명확하다는 평가다. 파견 병원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만 2~3주가 걸리지만 현행 1~2개월 정도 파견으론 적절한 수련의 질이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 서울시청 측에 민원을 제기했다. 현행 파견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적절한 수련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취지다.
 
전공의들은 담당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동수련 현실화, 입원전담전문의 등 인력 추가 채용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회장은 "의료원 소속 전공의들의 민원이 계속되면서 보건복지부 측과도 얘기를 나눠봤지만 뚜렷한 대안도 없고 성의없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인원들이 존재하는 만큼 전공의 파견 현실화 대책이나 이동수련 등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 회장은 "궁극적으론 입원전담전문의 등 전문의 추가 채용을 통해 전공의 수련이 보장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전협은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복지부 등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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