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2.17 16:25최종 업데이트 24.12.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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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희귀 안과질환 위험 2배 높여…덴마크 규제당국, 유럽의약품청에 평가 요청

덴마크남부대 연구팀 2개 연구 결과 발표…"심각하지만 매우 드물어 당장 약물 중단 필요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덴마크 규제당국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GLP-1 수용체 작용제 오젬픽(Ozempic, 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사용으로 인한 희귀 안과 질환 발생 위험을 의심하고 추가로 조사에 나선다.

덴마크의약품청(Danish Medicines Agency)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에 덴마크남부대(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의 두 가지 새로운 덴마크 등록 기반 연구를 평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두 연구 모두 덴마크의 레지스트리를 기반으로 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오젬픽이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라는 희귀 안과 질환 위험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관찰돼, 올해 초 미국의 소규모 연구에서 제기된 우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NAION은 시신경 앞쪽의 작은 혈관에 영향을 미쳐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과 시야 결손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질환이다. 비가역적인 질환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고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

덴마크 당뇨병 환자 40만명과 덴마크·노르웨이 오젬픽 사용자 6만명 등록 데이터 분석

각 연구에서 덴마크남부대 안과 교수인 야콥 그라우슬룬드(Jakob Grauslund)와 약학 교수인 안톤 포테가드(Anton Pottegård)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을 사용해 오젬픽 사용자를 분석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 그라우슬룬드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 42만4152명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대상자의 4분의 1(10만6454명)은 오젬픽을 투여 받았고, 나머지는 다른 유형의 당뇨병 치료제를 투여 받았다. 분석 결과 오젬픽은 NAION 발병의 상대적 위험을 2.19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라우슬룬드 교수는 "NAION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갑자기 중단돼 발생하는 눈의 시신경 손상이다. 이는 심각하고 영구적인 시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시에 2018년 오젬픽이 시장에 출시된 이후 덴마크에서 NAION 환자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진료실에서 확인했다. 이전에는 연간 60~70건 NAION 사례를 봤지만 지금은 최대 150건까지 보고 있다. 또한 NAION으로 입원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망막 및 유리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tina and Vitreous)에 게재됐으며 아직 온라인에서 볼 수 없다.

포테가드 연구팀은 두 번째 연구에서 더 작지만 구체적인 제2형 당뇨병 환자 표본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오젬픽 신규 사용자와 같은 단계의 당뇨병에 사용되는 다른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 사용자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등록 기반 데이터로,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여기에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오젬픽을 투여 받은 덴마크 당뇨병 환자 4만4517명과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투여 받은 노르웨이 당뇨병 환자 1만6860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오젬픽의 NAION 발병 상대적 위험이 2.81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현재 동료 검토를 거치고 있으며 medrxiv에 사전 인쇄본으로 공개돼 있다.

1년에 오젬픽 치료 환자 1만명 당 1.5명에서 2.5명 발생 추정…추가 논의 필요


그러나 그라운슬룬드와 포테가드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치료를 중단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눈에 다른 변화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NAION의 시신경 손상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두 연구에 따르면 오젬픽으로 치료받은 개별 환자의 NAION 발병 위험은 연간 1000명 당 0.2명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 연구보다 낮은 수치였다. NAION은 일반적으로 희귀 질환이므로 추가 위험도 낮다. 연구팀은 1년에 치료를 받은 환자 1만명 당 1.5명에서 2.5명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테가드 교수는 "이는 매우 심각하지만 매우 드문 부작용이다. 우리가 계속 사용하고 있는 다른 많은 약물의 드문 부작용보다 더 심각하거나 더 빈번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말하자면 이 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퍼즐의 또 다른 조각일 뿐이다"고 했다.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같은 성분을 가진 의약품으로 오젬픽의 정제 형태인 리벨서스(Rybelsus)와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위고비(Wegovy)가 있다.

포테가드 교수는 위고비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일정 기간 관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분석할 수는 없었지만, 위고비 사용자 중에도 NAION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비 관찰에 따르면 그 위험은 현저히 낮았다.

덴마크 오덴세대학병원(Odense Universitetshospital) 당뇨병센터 쿠르트 회룬드(Kurt Højlund) 교수는 "오젬픽을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시력 상실 위험이 약간 증가한다는 것은 신장 및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다른 신약 중 하나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직 고위험군 환자를 식별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쪽 눈에서 NAION이 발견되면 오젬픽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절대적인 위험이 매우 낮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는 오젬픽을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는 의사와 상의해 대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의약품청은 지난 6개월 동안 오젬픽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티드의 부작용 가능성으로 NAION에 초점을 맞춰왔다. 2024년 12월 10일까지 NAION에 대한 덴마크 보고서를 총 19건 받았다. NAION을 세마글루티드의 의심되는 부작용으로 기술한 첫 번째 보고서는 올해 7월 접수됐다.

덴마크의약품청은 "지금까지 부작용 보고서 데이터 기반과 NAION에 대한 초기 연구 결과는 약물과 증상 사이의 가능한 연관성을 가리키는 신호가 될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았다. 그러나 새로운 덴마크남부대 연구 결과는 이러한 의심을 강화하고, 세마글루티드와 NAION이 연관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PRAC이 평가해야 할 새로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NAION이 매우 드문 질환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오젬픽이 NAION 발생 증가를 유발하는 원인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당뇨병 환자의 NAION 발생을 유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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