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24 14:00최종 업데이트 18.04.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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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분야 여성 과학자, 남성보다 연구비 지원에 불리

캐나다 연구팀 "특히 응용과학에서 성 불평등 발생…평가자 트레이닝·정책변화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주요 보건 연구 기금에 연구비를 신청한 여성 연구원은 잠재적인 편견으로, 유사한 경험과 자격을 갖춘 남성 연구원에 비해 지원을 덜 받았고, 동료 평가자 특성도 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캐나다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교수이자 캐나다보건연구원(CIHR) 건강서비스 및 정책 연구소(IHSPR) 학술간사(Scientific Director)인 로빈 탐블린(Robyn Tamblyn) 박사팀은 정부의 연구비 지원사업 신청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23일(현지시간) 캐나다의사협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동료평가(peer review)는 연구 자금 지원과 출판을 결정하는데 사용되지만 그 효과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고 편견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연구비 신청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동료평가의 가변성에 대해 조사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전 연구들은 편견에 대한 일관성 없는 근거를 발견했지만, 평가자의 특성이 잠재적으로 편견을 갖게 하는 지에 대해 분석된 연구는 거의 없었다.

2012년과 2014년 사이 CIHR의 공개 운영 연구비 지원사업에 총 1만 1624개 신청서가 제출됐다. 지원자의 2/3 가량인 66%는 남성이었고, 69%는 40세 이상이었다. 신청서의 64%는 기초과학 분야였고, 나머지는 응용과학(임상 16.6%, 보건서비스 8.1%, 집단건강 11.3%) 분야였다. CIHR의 건강 연구에 대한 연간 투자 규모는 2018년 현재 약 10억 달러 수준이다.

연구팀은 성별(gender)과 이전 연구비 지원 성공률, 경험, 과학 영역, 이해상충 등 평가자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과학적 생산성과 최종 신청 점수가 신청자의 성별과 과학 영역에 따라 크게 다른 것을 발견했다. 과거 펀딩 성공과 학자 업적 평가지수(h-index)는 높은 점수와 연관성 있었고, 여성 신청자와 응용과학은 낮은 점수와 연관성 있었다.

또한 높은 전문성을 가진 평가자는 낮은 전문성을 가진 평가자보다 과거 성공률이 높은 신청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었다.

탐블린 박사는 "특히 응용과학 분야에서 여성 지원자와 동일한 과거 펀딩 성공률을 보인 남성 지원자를 더 선호하는 등 신청 점수에서 성 불평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동료 평가에서 성 불평등 문제는 스웨덴 연구가 시작된 이래 상당한 논쟁거리였다. 후속 연구의 결과는 혼재돼 있는데, 메타 분석에서는 남성의 펀딩 성공률이 7% 높다는 크지 않은 편견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연구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연구에서는 여성 과학자들을 덜 유능하고 리더십이 약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게다가 신청서 평가 지표에 사용되는 언어는 '독립적', '도전적' 등 남성의 고정관념을 선호한다"며 "이러한 편견을 감안했을 때 여성 과학자가 여러 연구비 지원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결과적으로 신청 점수가 낮아지며, 펀딩 성공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평가자 트레이닝과 정책 변화, 모니터링이 이러한 편견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제안햇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블룸버그보건대학원 로즈마리 모건(Rosemary Morgan) 박사는 공동 저자들과 관련 해설에서 "연구자금이 덜 확보되는 것은 여성의 경력 발전을 느리게 하고, 전문성 발전의 평가 척도가 되는 논문 출판이나 다른 형태의 협력 기회를 줄인다는 점에서 이런 연구 결과는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연구비 검토 과정에서 성 편견이, 학계 내에 역사적이고 시스템적인 성 편견의 징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불평등 # 동료평가 # 연구비 # 응용과학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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