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09 08:43최종 업데이트 23.05.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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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욱 회장 작심 발언 "의료기기협회 현 시스템, 산업 발전 걸림돌"

비상근 명예직 회장에 권한 집중된 협회 시스템 한계 지적…"협회 역할도 '인허가∙보험지원→산업육성'으로 바뀌어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료기기협회) 유철욱 회장이 협회 시스템에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 회장은 8일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의료기기협회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가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지만 정작 현재 의료기기협회의 시스템은 여기에 부응하기는커녕 “협회와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기기산업과 협회 발전을 위해 남은 임기동안 ▲협회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전문가 활용을 통한 협회장 임무 개선 ▲협회 회관 건립 ▲협회 명칭 변경 등의 3가지 안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 변화 속 쪼그라드는 협회 위상,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 '시급'
 
3가지 안건 중에서도 유 회장이 이날 강조한 것은 협회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이다. 날이 갈수록 약화되는 의료기기협회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실질적으로 산업 육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선 변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실제 협회는 디지털치료기기,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등 새로운 의료기기 분야가 쏟아지면서 이들 업체를 모두 아우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분야에서도 위상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 사이 새로운 관련 협회들이 꾸준히 생겨나면서 앞으로는 의료기기협회의 존립 이유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유 회장의 우려다.
 
유 회장은 “업체들을 만나보면 협회가 산업 육성을 위해 도와준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회원사들은 협회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미가입 업체들은 굳이 가입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식약처 등 정부에서는 어떻게 지원을 해주면 되겠냐고 협회에 찾아오는데 우리는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조차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스스로 메이저 협회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전문협회들이 많이 생기면서 의료기기산업 전반에 걸쳐 역할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대폭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협회장 자리를 비전문가가 비상근 명예직으로 맡는 현행 방식을 개편하고, 협회의 역할도 규제 및 보험 관련 지원에서 벗어나 산업 육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현재 회장에게 권한은 집중돼있지만,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이나 네트워크, 아이디어는 부족하다”며 “게다가 비상근 명예직으로 집중력 있게 장기적인 대관업무 및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고 기업을 운영하다보니 이해충돌 여지도 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회장은 산업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 창의성과 리더십을 가진 전문가여야 한다”며 “그런 사람이 협회의 역할을 기존의 회원사 대상 규제 및 보험 위주 지원에서 산업 육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선안 내년 4월 정기총회 통과 목표…"연임 등 개인적 이익 염두에 둔 것 아냐"
 
유 회장은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이달 중 협회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을 위한 TFT를 발족하고, 개선안을 12월까지 확정한 뒤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이 의료기기협회와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연 이유에 대해서는 협회 추진 안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의료기기협회는 이날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베트남 의료기기 전시회 건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초 유철욱 회장도 협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에 별도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해당 안건들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외부로 흘러나가면서 뒷말이 돌고 오해가 커졌는데 자신이 직접 해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자신이 연임을 하거나 누군가를 인위적으로 후임 회장에 앉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유 회장은 “내년 정기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새 회장이 그런 일들을 추진해주는 게 잡음없이 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이사회에서도 임기 후에 연임을 한다거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추진하는 사업들에 대해 회원사들도 수입사, 제조사, 다국적사 등으로 다양하다보니 이해관계가 다르고 반대 의견들도 있다”면서도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단지 협회가 변하지 않으면 산업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문제를 공론화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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