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이 18일 열린 정부의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설명회에서 단상에 올라가 바닥에 드러눕는 돌발행동을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사에서 문재인 케어 관련 협상을 진행하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한병원협회 외에 각 진료과 개원의사회, 학회 등 의료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 및 비급여의 급여화 추진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팀장의 인사말이 끝난 직후 김승진 회장은 갑자기 단상으로 뛰쳐올라간 다음 바닥에 누워 문재인 케어에 대한 항의 의사를 표현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설명회가 중단됐고 결국 경찰이 그를 단상 아래로 끌고 가면서 상황은 종결됐다.
김 회장은 2018년도 급여화 추진 항목에 ‘레이저 정맥폐쇄술(유도료 포함)’이 포함된 것을 보고 고민 끝에 행동에 옮겼다고 했다. 이는 흉부외과 개원의들이 흔히 하는 하지정맥류의 레이저 시술이다. 김 회장은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김 회장은 “흉부외과에서 하고 있는 비급여 시술이 하지정맥류 시술 하나인데, 그것을 급여화하면 수가가 관행수가보다 낮게 책정되고 건강보험 청구 삭감도 이뤄진다”라며 “심지어 이 시술은 환자의 본인부담을 줄이는 급여가 아닌 예비급여 대상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예비급여는 본인부담률 50~90%로 두고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급여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김 회장은 “사전에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가만히 있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격렬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은 비급여 항목 자체가 많은데 흉부외과는 고작 하지정맥류 하나로 개원한다"라며 "흉부외과 개원의는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라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하지정맥류 레이저 시술이 예비급여로 들어간다면 흉부외과 개원의 보고 망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라며 “환자 생명에 꼭 필요한 진료부터 급여화가 필요하며, 하지정맥류 시술 급여화는 추후에 검토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밥그릇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는데도 가만히 있는 사람이 많다”라며 “밥그릇을 빼앗기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바보나 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회장은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오늘의 행동을 이야기했더니 잘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라며 “이달 21일 비대위 전체회의에 흉부외과와 외과 의사 100명이 참석해 문재인 케어에 대한 입장을 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의 이날 설명회는 전날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됐다.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 실행을 위해 의과 영역에서 5년간 3600여개 항목, 5조7000억원 규모의 비급여를 급여 또는 예비급여로 전환할 것이라며 의료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관련기사=문재인 케어, 비급여 5조7000억원 급여화...수가보상 관건]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