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9.19 07:03최종 업데이트 19.09.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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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의 AI 활용 경험…혈액종양내과 엑스레이 촬영 환자 '폐결절 부위 표시·위험도 자동 계산'

루닛 AI 인피니트 PACS에서 구현…임상에서 유용성 검증하고 다양한 질환 통합이 과제

▲구진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울대병원은 올해 1월부터 루닛(Lunit)의 인공지능(AI) 인사이트(Insight)와 연동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X-ray) 영상 분석을 통해 폐암 혹은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97%의 정확도로 의사에게 알려줘 보조진단에 활용된다. 이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공지능 기반 영상 분석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임상 현장에서 AI 활용에 무게를 뒀다. 인피니트 PACS를 통해 AI가 검출한 흉부 엑스레이에서의 위험 정도를 보조적인 형태로 의사들에게 제공하게 했다. 우선 혈액종양내과 외래에서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한 환자에 한해 AI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촬영과 동시에 결과를 PACS에 확인할 수 있다. 폐결절이 나타난 환자의 이상 부위가 다른 색으로 표시가 되거나, 위험도를 다른 환자와 비교할 수 있도록 퍼센트(%)로 나타냈다.   

서울대병원은 루닛 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들의 AI 솔루션을 인피니트 PACS에 연동하기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 AI 솔루션이 실제 임상 환경에서 도출된 결과는 거의 없는 만큼, 임상환경에서 유용성을 증명해내고 여러가지 질환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주력한다.  

18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영상의학회 기간 중 인피니트 부스에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혈액종양내과 흉부 엑스레이부터 시작, 임상 현장에서 유용성 검증부터 

구 교수는 우선 현재의 AI 기술을 PACS에 연동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유용성을 검증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AI 기술을 허가했지만 의사들이 임상에서 매일 AI를 쓸 수 있는지와 임상현장에서 효과를 검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구 교수는 “루닛 제품을 실제로 PACS에 장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AI가 개발됐다 하더라도 임상 현장에서 제대로 돌아가고 의사들이 이용해야 쓸 수 있다”라며 “많은 AI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를 병원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피니트헬스케어와 공동개발했다”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병원에서는 검진, 입원, 외래 환자 등의 시나리오가 다르다. AI를 어떻게 접근하고 활용해야 할지는 실제적으로 개별 임상에 적용해보면서 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 업체들과 의사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AI를 임상 현장에서 쉽게 적용하기 위해 PACS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6개월간 논의했고, 이번에 인피니트 PACS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됐다. 혈액종양내과 외래에서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에서 PACS 연동을 먼저 시작한다. 

구 교수는 “폐결절은 폐암, 폐전이 등 여러가지 원인일 수 있다. 암을 제일 많이 다루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한 다음 AI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라며 “입원환자는 숫자가 너무 많아서 시험적으로 외래부터 해보게 됐다”고 했다.  

혈액종양내과에서 엑스레이 검사 오더가 나오면 바로 서버에서 프로그램을 돌려서 PACS에서 결과를 보여준다. 영상을 확인할 때 이상 부위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하고 이상이 나타난 정도를 퍼센트로 구현했다. 그만큼 어떻게 하면 의사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유용할지 고민하고 만들었다. 

구 교수는 “병원에서는 검사를 진행한 다음 판독 결과를 보고 다시 환자 진료를 한다. 하지만 정말 급한 암환자라면 외래에서 영상검사를 한 다음에 이상이 있다면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검사결과를 바로 알려줄 수 있다. 영상의학과에서 빠르게 판독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AI를 이용한다면 내과 외래에서도 바로 검사결과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의사가 혹시라도 잘못 판독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는데 AI가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AI 기록이 같이 뜨다 보니 의사들도 판독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다. 그래서 거부감없이 AI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AI 적용의 한계, 이상 있는 환자가 대다수, 한 질환만이 아닌 여러 질환 통합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왼쪽), 구진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오른쪽)  

서울대병원은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이고 한 가지 질환만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일 질환에 한한 AI로는 아직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 교수는 “서울대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고, 추가적인 변화를 보고 싶어서 온다”라며 “실제로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A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다르다고 느꼈다. AI를 활용하더라도 앞으로 다양한 질환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할지가 과제”라고 밝혔다. 

구 교수는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해본 다음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라며 “현재 상태에서는 우선 검진부터 시작하면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 부위를 바로 알려주고 위험한 환자라면 먼저 판독할 수 있도록 보조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워크플로우를 가져가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구 교수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검사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판독의 퀄리티가 떨어진다. AI를 통해 판독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은 프로그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병원 환경에서 쓸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영상의학과 뿐만 아니라 많은 의사들이 보다 편하고 퀄리티 높은 진료와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1~2년안에 흉부 엑스레이를 통한 AI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 사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직까지 결절을 찾고 암을 찾는 정도인데 다른 질환을 어떻게 불러들이고, 개별 질환을 통합할지 해결해야 한다. 다음 단계의 최대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혹시 PACS에서 AI를 구현하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시스템이 무거워지는 한계는 없을까. 구 교수는 “AI를 PACS에서 불러오는 것은 큰 트래픽을 차지하진 않고 전면적으로 이뤄지지도 않는다. 그만큼 아직까지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은 없다"라며 "무엇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IT기술이나 네트워크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각종 규제나 개인정보, 병원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의 반감에 대해서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거부감이 없는 곳부터 먼저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 교수는 “아직까지 AI는 의사의 보조적인 도구다. 다만 그동안 혁신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처음에는 정말 못믿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식약처 허가나 논문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꽤 믿을만하다”고 했다. 

구 교수는 “의사들이 AI에 대한 반감이 없는 곳부터 먼저 도입하기가 쉽다. 미국에서는 안과 의사들이 수많은 안저검사를 하지 못한 관계로 안과에 먼저 들어갔다”라며 “서울대병원 등에서는 흉부 엑스레이를 찍고 전부 다 판독할 수 없거나 잘못 판독하는 등의 판독 이슈가 많은데,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앞으로 흉부 엑스레이 결과에 따른 AI 폐결절 진단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멀지 않은 미래에는 AI를 사용한 의사가 그렇지 않은 의사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다. 이는 영상의학과의 이슈만은 아니다”라며 “어떻게 임상적으로 통합하고 이를 실제적으로 검증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 김동욱 대표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판독 과정에서 매우 바쁜데, 중간에 불필요한 단계를 도입하면 의사들이 쓸 수 없다. PACS를 통해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겠다”라며 “임상 적용사례가 늘어나고 끊임없이 불편한 점을 개선하면서 AI가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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