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불거진 살충제 계란 사건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마찬가지며 인체 유해성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사협회는 18일 살충제 검출 달걀에 대한 입장을 발표, 산란계 농장은 물론 현재 유통되고 있는 달걀에 대한 안전성 보장과 동물 약품에 대한 통합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17일 오후 10시 기준 45개 산란계 농장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릴, 에톡사졸, 플루페녹수론, 피리다벤 등 5개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의협은 "검출된 살충제 성분의 급성 독성 영향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보고는 현재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피브로닐과 비펜트릴은 반감기가 7일 가량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지만 이번에 잔류 기준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피브로닐 잔류 기준치는 0.02mg/kg으로 미국과 유럽에서의 약품 사용기준과 같고, 비펜트릴은 0.01mg/kg으로 캐나다와 동일하다.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과 피리다벤은 기본적으로 저독성으로 알려졌지만 기준치를 초과했고, 피리다벤은 반감기가 1개월가량으로 다소 길다는 점이 문제다.
국제보건기구(WHO)는 만약 사람이 피프로닐을 과다 섭취하면 어지럼증이나 구토, 복통, 두통, 현기증 등 흔히 생각하는 독성물질 오염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간장, 신장 등 인체 내부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사용에 대한 자료는 현재 충분하지 않다.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홍윤철 환경건강분과위원장은 "암과 특이적인 질환, 만성질환 세 가지 측면에 비춰봤을 때 몇 가지 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성은 높지 않고, 특이적인 질환으로 신경독성이 있지만 급성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만성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성질환 위험도 중금속 등 다른 환경 물질들을 봤을 때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 모두 현재까지 지식으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로 밝혀내야 하는 부분으로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호위원회 백현욱 식품건강분과위원장도 "전수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계란은 먹어도 문제가 없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식품위해정보 신속 대응이 미흡했고, 친환경 인증 식품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으며 일부 검사 결과를 근거로 안전하다 발표했다 번복하는 등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국민에게 먹거리 불신을 준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세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닭과 달걀이 국민에게 필요한 필수영양소의 주요 공급원인만큼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살충제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도 동물을 사육할 수 있도록 동물사육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또 현재 의약품은 식약처에서, 동물 약품(농약)은 농식품부에서 관리해 관리체계가 달라 사람에 대한 동물약품의 안전성이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는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백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을 때 물은 썩지 않았지만 사람에게는 유해했다"면서 "마찬가지로 동물약품을 썼을 때 당장 동물에게는 유해성이 없지만 고기나 달걀 등을 통해 사람으로 올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시스템이나 관리가 없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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