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7.11 06:27최종 업데이트 20.06.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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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고혈압, 의사도 잘 몰라 진단 지연"

세계적 권위자들, 전문가의 진단·치료 강조

왼쪽부터 나짜레노 갈리에(Nazzareno Galie/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순환기내과) 교수, 마리우스 훼퍼(Marius Hoeper/독일 하노버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

"의료진마저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 시기가 지연되는 것이 폐동맥고혈압 치료의 가장 큰 장애다."
 
9일 악텔리온과 한독이 개최한 '제8회 폐동맥고혈압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리우스 훼퍼(Marius Hoeper/독일 하노버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가 만난 폐동맥고혈압의 세계적인 권위자 마리우스 훼퍼 교수와 나짜레노 갈리에(Nazzareno Galie/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순환기내과)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을 보는 국내 의료진들과 같은 고민을 갖고 있었다.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인한 진단 지연의 문제다.
 
유럽은 질환 전반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나 원인에 따른 세부 질환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해 증상발현 후 정확한 진단까지 1~2년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질환에 대한 의료진과 일반인의 인식을 높이고, 진단과 치료를 반드시 전문성을 가진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꼽았다.
 
폐동맥고혈압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일반병원을 내원하면, 심장초음파 등의 검사를 해본 후 폐동맥고혈압 전문 센터로 전원(Refer)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5년 개정판 유럽심장학회(ESC)-유럽호흡기학회(ERS) 진료지침에서는 다학제진료가 가능한 전문센터에서의 진단 및 검사를 강조하고 있다.


 
환자 절반은 유병 사실도 모른다
 
폐동맥고혈압(PAH: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은 심장과 폐주변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생기는 폐혈관계 질환으로 인구 100만명 중 50명꼴로 앓고 있는 희귀 난치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80%가 여성으로 주로 30~40대의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국내는 약 5000명이 폐동맥고혈압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그 중 절반만이 어떻게든 유사 상병코드로 치료받고 있고, 절반은 유병 사실조차 모르는 현실이다.
 
갈리에 교수(위 사진)는 "하지만 약물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진단 후 2.5년에 불과한 중증 질환"이라며 "지난 10여년 간 작용 기전이 다른 3가지 경로의 약제가 개발돼 생존율이 현저하게 개선됐으므로 조기 진단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진단·치료가 중요한 원칙
 
이 질환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천식, COPD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고 희귀질환이라 의료진조차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이 숨이 차거나, 운동 후 호흡곤란인데 환자나 의료진은 스트레스와 업무 과중, 단순 피로 때문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훼퍼 교수(아래 사진)는 "이런 증상의 환자는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해 선천성 심질환, 폐질환, 류마티즘 질환의 유무를 검사하고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폐동맥고혈압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다학제진료가 가능한 전문센터에 전원해야 한다. 심장 초음파를 통해 폐동맥고혈압 여부를 의심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은 우 심도자술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심도자술은 카테터를 내경정맥이나 대퇴정맥을 통해 폐동맥까지 삽입하는 것으로, 검사자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지므로 무엇보다 전문가의 역량이 요구된다.
 
갈리에 교수 역시 "다른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고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때문에 처음 진단시 오진받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전문성을 가진 전문의가 진단 및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병합 치료가 가장 효과적
 
폐동맥고혈압은 완치 가능한 질환은 아니지만, 약제를 통해 폐동맥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
 
현재 3가지 계열의 치료제가 있는데 진단 초기의 병합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갈리에 교수는 "치료를 처음받는 환자에게 권하는 치료법은 3가지 계열의 약 중 2가지 경구 약제(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와 PDE5 억제제)로 병용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 치료법으로 환자는 몇 주 후 호전 반응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효과가 없을 때에는 3가지 경로의 약제를 모두 병용하는 3제 요법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환자 858명이 포함된 6개의 무작위대조연구(RCT)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 암브리센탄+타다라필, 보센탄+실데나필, 마시텐탄+실데나필 등의 병용요법은 단독요법보다 임상악화 발생 위험(RR), 6분도보검사 보행거리, 평균 폐동맥압력(PAP), 우심방압(RAP), 폐혈관저항(PVR)을 개선시켰다.
 
훼퍼 교수는 "지금은 단독요법으로 시작한 후 악화 시 약제를 추가하는 경향이 크지만, 처음부터 병용 치료로 시작하면 장기적인 아웃컴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치료는 장기적인 아웃컴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용요법으로 설계되진 않았지만 742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라핀(SERAPHIN) 연구를 들어, PDE5 억제제 단독요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훼퍼 교수는 "연구결과 마시텐탄 복용군이 위약에 비해 사망·이환 위험이 45% 감소했는데, 진단 후 처음 약제를 쓰는 초치료 환자는 55%로 더 크게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 환자 중에도 60.2%가 이미 PDE5 억제제로 치료를 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환자가 악화됐다"면서 "이는 많은 환자들이 PDE5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이 약제가 초기 치료제로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피력했다.
 
그는 "PDE5 억제제 단독요법으로 치료받는 환자 중 50%는 3년 후 악화된다"면서 "PDE5 억제제는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으며, 폐고혈압은 진행성 질환이라 최대한 많은 경로(약제)로 타깃해야 한다. 초기의 병합 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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