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2 12:51최종 업데이트 24.01.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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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학장들은 왜 350명 증원이 적정하다고 했나...증원만으론 현재 문제 해결 불가

[요약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의사인력양성정책의 쟁점과 대안 연구보고서'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에서 전국 40개 의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입학정원을 최대 2847명을 더 늘리길 희망했다. 그러나 의대 학장들이 설립한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350명 증원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서울대 의대 학장)은  “350명이라는 숫자가 과학적 근거를 가진 건 아니다. 의약분업 이전 각 대학들이 가르쳐봤던 수준의 정원이므로 2025년엔 이 정도의 증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와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2023년 3월 KAMC가 발표한  '의사인력양성정책의 쟁점과 대안 연구보고서'(전문) 요약문을 현시점에서 재인용한다.  
 
사진=챗GPT가 그려준 의대생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의대 교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적정의료인력양성정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최연호 교수)는 정부의 의사인력 정책에 대한 협회의 의견을 정립하고 정책대안 개발과 실행계획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연구목적 달성을 위해 특별위원회는 정부의 의사 인력 정책을 검토하고 의사 인력 정책 쟁점을 도출한 뒤,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해외 사례를 검토해 협회의 정책대안을 도출했다. 연구 방법은 자료조사를 통해 수집된 문헌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의 토의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협회의 의견과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근거로서 제시되는 OECD 평균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고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의사인력 공급부족 추계도 의료이용, 인구변화, 의사 1인당 생산성과 근무일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실제 의사인력의 전망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 간 의료 편차 해소를 위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첫째, 민간의료와 공공의료의 관점으로 분리해 접근이 필요하고, 둘째,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의대 증원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사정이 있는 점을 살펴야 한다. 셋째, 현재의 방식으로 의대 증원을 시행하면 수도권과 지방 모두 현재 민간의료의 지나친 경쟁 또는 공동화 현상이라는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필수의료 인력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의 전공의 선발 방식으로는 전문 분야 배치를 강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향후 의료인력 양성 현실에 맞는 정책 거버넌스의 구성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해외 사례를 고찰한 결과,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여건을 고려할 때 대학이 주도해 지역 간 의사 불균형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농어촌 지역 학생 선발과 의학교육 개선이라고 판단한다. 농어촌 지역 학생 선발의 경우 현행 ‘농어촌 지역 인재 특별 전형’, ‘지역 인재 전형’ 등이 있으므로 전형 인원 비중을 조정하고 선발 기준을 개선해 입학정원 내에서도 선발 인원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방 대학에 대해 현행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학생 선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권고와 지원이 필요하다. 의과대학 학생이 농어촌 지역에서 활동할 동기 부여를 해줄 수 있는 교육과정 개선도 필요하다.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 간의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고 꾸준한 공동 노력이 요구된다.

지역 환자 안전망(patient safety network)의 관점에서 공중보건지소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공중보건의사는 지방의 거점 국립대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을 통해 환자 안전망의 주축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지방 국립대병원은 전공의 충원을 통해 원내 환자안전도를 높여 병원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배치된 보건지소는 의과대학 학생들을 위한 일차의료 교육기관의 역할을 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특별위원회는 국외 사례와 국내 여건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의료 불균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 장기대책으로 구분해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했다. 특히 아래 일곱 가지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 도입 계획을 수립한 후 시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 공중보건의사가 거점 종합병원에서 가정의 수련을 받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
2. 의과대학의 지역사회 기반 임상실습을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
3. 지방 학생 선발을 확대하는 정책과 제도
4. 지역 인재 전형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
5. 의학교육의 책무성 강화
6. 소규모 지방의대 정원 증원
7. 정책 거버넌스의 조정 

협회가 제안하는 의료 불균형 문제 극복을 위한 필수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대 증원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결함이 존재함을 인식하는 것부터 출발점으로 간주해야 한다.

둘째, 민간의료는 자율에 맡기고 공공의료는 학생선발, 교육, 배치, 사후관리 등 전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셋째, 지역 거점의대(수도권에 위치한 서울의대를 제외한 국공립의대)에 공공의료 요원의 선발부터 양성하고 배치하는 전주기적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필수의료인력 특히, 대형병원에서 종사할 필수의료인력의 선발, 복무, 예우 등은 병원에게 자율권을 전폭적으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의대 정원 유지 또는 약간의 증원을 통해서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부터 우선 강구하고, 의학교육 과정을 성찰하고 변화시키는 것을 함께 진행할 필요가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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