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21 07:58최종 업데이트 24.06.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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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균 변호사 "의료사고처리특례법 통과되면 소방관·경찰 특례법도 필요"

"한국 의사 처벌 외국 비해 높다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주장 엉터리" 주장까지

박호균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사진=경실련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사고처리특례법 통과되면 소방관, 경찰관 특례법도 만들어진다.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

정부가 의사의 사법리스크 완화를 위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도입을 공약한 가운데, 해당 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나라 의사의 처벌이 외국에 비해 높다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 주장이 엉터리라는 취지 발언까지 나왔다. 

박호균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는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의사 출신이기도 한 박 변호사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의 적용 대상과 범위 측면에서 위헌 소지가 많다고 봤다. 의사만을 위한 법안이기 때문에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박호균 변호사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은 정부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모방했다고 밝혔는데 교특법과 달리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의사면허를 취득한 특정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규정하는 법안이므로 평등 원칙에 반한다"며 "만약 특례법안이 통과되면 우리나라 소방관, 경찰관, 비행기 기장, 선박 기장 등 각종 직역이나 분야에서도 특례법을 주장하고 막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특례법은 필수의료행위로 인해 발생한 중상해에 대해 보험가입을 조건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하고 필수의료행위로 인해 환자가 사망한 경우 임의적으로 형을 감면하도록 규정한다"며 "그러나 사망이 아닌 중상해를 특례로 규정하는 것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를 특례로 규정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필수의료 행위라는 개념으로 헌법 위반을 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필수의료가 상대적 개념이고 필수의료가 아닌 성형외과, 피부과에서도 기형을 교정하는 등 각종 수술이 시행되고 흑생종 등 피부과 종양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질환"이라며 "성형외과, 피부과에서도 중요한 의료행위가 적지 않다. 결국 필수의료 행위가 의료행위 전반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고 필수냐, 비필수냐 하는 어려운 사회적 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무상 경험에 의하면 의료사고 관련 형사책임을 무겁게 진 경우는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가 아니라 대부분 미용·성형의료 영역에서 사고를 초래한 의사들"이라며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들을 위해 형사처벌 특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법원 실무나 형사 칠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 도입을 주장하는 의료계 주장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변호사는 "특례법안은 막연하게 우리나라 의사의 처벌이 외국에 비해 높다는 왜곡된 정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정책연구원 자료의 핵심 요지는 ‘검사가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한 건수는 연평균 754.8건’으로 외국보다 높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여기서 ‘범죄자’는 기소가 된 피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를 말하는 것으로 형사기소됐다는 자료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형사책임 현황 관련, 의료정책연구원의 자료에 심각한 오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무상 경험과도 큰 괴리가 있다.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행정상 규제를 매우 엄격하게 해 왔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교통사고 영역은 자동차손해배생 보장법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사실상 무과실책임을 인정하고 엄격한 면책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과하는 등 적어도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에선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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