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4월 8일로 예정된 추나요법 급여화를 막기 위해 추나요법 급여기준 관련 고시의 집행정지신청 및 고시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하고, 집행정지신청서를 28일 법원에 접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의료비 부담만 가중시키는 추나요법 급여화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9일 건정심에서 추나요법의 급여화가 의결됐고, 올해 4월 8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위한 조치를 26일에 마무리했다.
병의협은 “최근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앞둔 상황에서 추나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추나요법이 급여화되면 발생할 건강보험 재정의 추가 부담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추나요법 급여화로 인해 건강보험료 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료의 인상도 불가피해 국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건정심에서 추나요법의 급여화가 의결된 직후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보고에 입각해 효과성이 있다고 본다.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도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고 반박했다.
병의협은 “그러나 최근 바른의료연구소가 발표한 3편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서 추나요법의 효과성 검증의 핵심 근거로 제시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에서 분석 대상 66편의 논문은 모두 중국 추나에 대한 논문들이었다. 한방 추나 논문은 단 한 편도 인용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추나요법 급여화 시범사업에서도 추나요법의 효과를 전혀 입증하지 못했다. 최근에도 추나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여화 과정에서 안전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복지부가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보고에 입각해 효과성이 있다고 본다는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했다.
병의협은 “지금까지 한의계는 한방 추나는 중국 추나와는 다르며 한국 한의학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급여화 과정에서 유효성 검증을 한방 추나가 아닌 중국 추나로 받은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복지부가 건정심에 중국 추나의 효과성을 평가한 논문으로 한방 추나의 효과성이 검증된 것처럼 거짓 자료를 꾸며 제출한 것은 건정심의 정당한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자료 제출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추나요법의 급여화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건보재정이 낭비되게 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고시무효 확인 소송을 위해 현재 변호인과 준비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소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은 이동길 변호사(법무법인 나눔)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소송 과정에서의 의학적 분석 및 자문은 바른의료연구소와 협력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번 추나요법 급여화 관련 소송은 단순히 추나요법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한방의료 행위만을 막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의료는 반드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런 검증을 통과한 치료만이 건강보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판결문으로 남겨 놓을 것”이라고 했다.
병의협은 “이런 확고한 의지를 대부분의 의사들과 국민들이 지지하고 응원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법원도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가 의료정책이 합리적인 원칙에 의해서 운용돼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