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2.15 07:31최종 업데이트 17.02.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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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막은 의사 두번 울린 복지부

"창원SK병원 문 닫은 건 입지 탓이다"

2015년 창원SK병원이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을 자진 폐쇄한 뒤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사진 출처: 창원SK병원.

"창원SK병원이 문 닫은 것은 입지 탓이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이 창원SK병원이 왜 폐업했는지 아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창원SK병원은 2015년 입원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병원 전체를 자진 폐쇄해 귀감을 샀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창원SK병원은 메르스 사태 때 손실을 본 병원인데 최근 폐업했다"면서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2015년 6월 5일 경남지역에서 첫 번째 메르스 확진을 받은 115번 여성 환자가 창원SK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환자는 자신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은 사실을 숨겼고, 입원 6일째 되던 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의 5~7층을 전면 격리하라고 통보했지만 창원SK병원 박웅 원장은 부분적인 코호트 격리만으로는 지역사회에 메르스가 확산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며 병원 전체를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개원한지 6개월밖에 안된 신생 병원이 이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았지만 박웅 원장은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직원들에게 "우리 스스로를 격리하지 않으면 메르스가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미안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직원들을 설득했고, 그렇게 해서 의료진과 직원, 환자 85명은 스스로 외부와 차단한 상태에서 2주 동안 격리됐다.
 
그 덕분에 창원SK병원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메르스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해제한 후 진료를 재개했다. 
 
하지만 병원 경영은 정상화되지 못했고, 최근 끝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창원SK병원에 5억여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이 병원이 메르스 사태로 입은 피해는 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모든 의료기관들이 창원SK병원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들은 최소 5천억원 이상의 피해를 봤다며 손실보상을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지원한 돈은 고작 1781억원에 불과했다.
 
나름대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린 의료기관들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만 창원SK병원과 같은 신생 병원은 한방에 휘청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 출신인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면 메르스 피해를 본 의료기관들이 정부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 법도 한데 창원SK병원의 폐업을 매정하게 입지 탓으로 돌렸다.
 
정 장관은 "메르스 손실 보상을 한 병원인데 위치상 접근성 떨어지고, 운영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창원SK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후폭풍 때문이 아니라 입지가 안좋아서 폐업했다는 것이다. 메르스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병원이었지만 한마디 유감 표명도 없었다.  

그러자 기동민 의원은 "창원SK병원은 정부를 믿고, 지역사회의 메르스 공포를 막기 위해 온몸을 던졌는데 폐업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따뜻한 정부라면 감동과 인간미를 느끼게 한 이런 병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어야지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는거냐"고 질책했다.

#메르스 #보건복지부 #정진엽 #창원SK병원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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