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10 14:32최종 업데이트 22.06.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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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 치유 가능한 '로봇 피부' 기술 개발

김정 교수 연구팀 "촉감 신호를 AI 신경망으로 처리, 인간의 피부와 비슷한 부드러움·외양·상처 회복·촉각 복구"

KAIST(카이스트)는 지난 9일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 연구팀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슈투트가르트 대학교(Univ. of Stuttgart)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넓은 면적에 대해 다양한 외부 촉각 자극을 인지할 수 있으며, 칼로 베어져도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로봇 피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박경서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6월 9일 출판됐다.(논문명: A biomimetic elastomeric robot skin using electrical impedance and acoustic tomography for tactile sensing)

사람의 가장 큰 장기인 피부는 내부를 충격에서 보호함과 동시에 주위로부터의 물리적인 자극을 전달하는 통로다. 피부를 이용한 정보 전달(혹은 촉감)은 표면 인식, 조작, 쓰다듬기, 꼬집기, 포옹, 몸싸움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며, 피부가 덮은 모든 부분에서 느낄 수 있기에 풍부한 비언어적 감정 표현과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로봇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로봇 대부분은 딱딱한 소재의 외피를 가지며, 인간과의 물리적 교류를 터치스크린과 같은 특정한 부위로 제한돼 있다. 현재 로봇 촉각 기술로는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러운 물성과 복잡한 3차원 형상을 가지고, 동시에 섬세한 촉각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가능한 로봇 피부를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피부는 날카로운 물체에 베여 절상 혹은 열상이 발생하더라도 신축성과 기능을 회복하는 이른바 치유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기술로 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사람과 로봇의 다양한 수준의 물리적 접촉을 중재하기 위해 부드러운 물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3차원 형상을 덮을 수 있는 대면적 촉각 로봇 피부 기술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림 = 생체모사 다층구조 개념도와 특징(충격흡수, 촉각 인지, 대면적 확장성, 치유능력, 제공=카이스트 김정 교수팀)

김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로봇 피부를 만들기 위해 생체모사 다층구조와 단층촬영법을 활용했다. 이는 인간 피부의 구조와 촉각수용기의 특징과 구성 방식을 모사해 적은 수의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3차원 표면 영역에서 정적 압력(약 0~15Hz), 동적 진동(약 15~500Hz)을 실시간으로 감지, 국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터치스크린 기술은 해상도를 높일수록 필요한 측정점의 수가 증가하는 데 비해 이번 기술은 넓은 수용영역을 갖는 측정 요소들을 겹치게 배치해 수십개의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측정 영역을 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측정된 촉감 신호를 인공지능 신경망으로 처리해 촉각 자극의 종류(누르기, 두드리기, 쓰다듬기 등)를 분류하는 것도 가능케 했다. 이외에도 개발된 로봇 피부는 부드러운 소재(하이드로젤, 실리콘)로 만들어져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깊게 찢어지거나 베여도 피부의 구조와 기능을 손쉽게 회복할 수 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 공존하기 위한 필수 기술인 대면적 로봇 촉각 피부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술보다 월등한 사람의 피부감각 혹은 촉각의 성능에 비견할 만한 기술을 구현한 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넓은 부위에 정교한 촉각 감각뿐만 아니라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물성과 질감도 부여할 수 있으므로 서비스 로봇과 같이 사람과의 다양한 접촉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응용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해당 기술이 점점 대중화되는 식당 서빙 로봇이나 인간형 로봇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로봇 피부를 의수·의족의 피부로 사용한다면 실제 사람의 손·다리와 똑같은 외형과 촉감 감각을 절단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인간형 로봇이 사람과 똑같은 기능과 외형의 피부를 가지고, 상처가 나더라도 피부의 기능을 복구하는 치유 능력을 갖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양민진, 조준휘 박사과정과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육현우 박사, 슈투트가르트 대학교(Univ. of Stuttgart)의 이효상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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