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을 치료할 때 우울장애같은 환자의 정신질환 요소에 대한 의료진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지난 9일 악텔리온과 한독이 개최한 '제8회 폐동맥고혈압 포럼'에서 "폐동맥고혈압은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사회에서 소외받는 질환임에도 의료진은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 및 정서적 교감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동맥고혈압(PAH,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은 심장과 폐주변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생기는 폐혈관계 질환으로 인구 100만명 중 50명꼴로 앓는 희귀 난치질환이다.
주로 30~40대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데, 사회 전반의 질환 인지도가 낮아 꾀병으로 의심받거나 학교에서는 왕따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환자들이 인터넷에서 질환에 대해 검색하면 '몇 년 못 사는 병이다', '한방치료로 완치됐다' 등의 황당한 이야기만 무성하다.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질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환자 중 3분의 1은 자존감을 잃고 삶에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며, 보호자 역시 이 질환을 '치료 안되는 병'으로 인식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15~35%가 주요우울증(major depression)을 동반하고 있고, 이들 중 60%는 정신과 치료를 동반한다"면서 "이 질환은 우울장애와 상호 작용한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많아 단순한 질환 치료로는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혈액검사 상에서도 주요우울증으로 갈수록 세로토닌이나 인터루킨 등 바이오모듈레이터로 작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우울증과 연관 작용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이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요구사항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료인은 환자에게 질환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가 원하는 것을 의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단순히 석달치 약 주고 간기능 검사 후 다시 오라고 말하는 것이 치료가 아니다. 환자 커뮤니티와 지원시스템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폐동맥고혈압(PAH) 포럼은 '트라클리어'와 '옵서미트'를 출시한 악텔리온과 한독이 200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포럼이다.
당시 국내 폐동맥고혈압 학회가 부재한 상황에서 학술미팅의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폐동맥고혈압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와 치료 경험을 논의하는 것을 통해 학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