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치료 방법이 없는 폐암 내성 환자를 위한 3세대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3세대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 억제제(TKI)로, 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변이 종양인 'T790M'이 생겨 더 이상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내성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폐암 환자의 약 90%는 비소세포폐암으로, 비소세포폐암 중 EGFR 양성 환자는 30~40%(아시아)에 이른다.
이 환자들에게 1~2세대 EGFR 표적항암제를 1차 치료로 쓰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질병이 다시 진행된다.
3세대 TKI는 EGFR 양성 환자 내성의 주요 원인인 'T790M'에 대한 저항력을 가진 치료제다.
현재 3세대 TKI를 개발하는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클로비스, 한미약품 등이다. 선발주자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클로비스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한미약품은 최근 2상에 착수했다.
임상연구의 중간 성적은 고무적이다.
관련 임상에 참여했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
사진)에 따르면, 253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의 'AZD9291' 임상 연구 결과, T790M 양성 환자 중 50% 이상이 실질적 종양감소를 보였다.
또 95%의 환자는 종양이 줄어들고 병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안정세를 보였다.
클로비스의 'CO-1686' 역시 17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50% 이상 반응률을 보였다.
다만, 후발주자인 한미약품의 경우 임상 대상 환자가 적고 추적기간이 짧아 연구 결과에 대한 의미 있는 분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임상 인원이 82명으로 적고, 임상 1/2상의 반응률은 29%로 선발주자에 비해 낮다. 추적기간도 짧아 치료 효과에 대해 말하기 이르다"면서 "5월말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새로운 연구 결과를 봐야 약효에 대해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대 TKI는 약효가 우수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연구에서 환자 중 13%가 중등도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했고, 이 중 9%는 입원 및 사망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클로비스의 'CO-1686'는 혈당을 높였다.
박 교수는 "하지만 3세대를 쓸 정도의 환자는 위독하고, 수명도 짧다. 그런 상태에 비하면 부작용이 크다고 할 수 없으며, 특히 이런 환자에게 세포독성 항암제는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클로비스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혈당 강하제를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표적 항암제뿐 아니라 항PD-1 억제제 등 면역항암제도 비소세포폐암 관련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치료 옵션이 넓어질 전망이다.
박 교수는 "1차 치료에서 1세대와 2세대 약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후 'T790M' 양성 환자에는 3세대 TKI를 쓰면 된다"면서 "다른 변이 환자에는 그에 맞는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되, 이도 저도 아닌 환자에는 면역치료제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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