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와의 직접비교 임상에서 임상적 유의성을 입증했지만, 심한 부작용 발현의 우려 또한 적지 않았던 2세대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
사진)는 의사가 부작용을 잘 관리한다면 우려할 부분은 없으며, '지오트립'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1차적으로 선택할만한 약제라고 일축했다.
박 교수는 29일 베링거인겔하임이 개최한 글로벌 기자간담회(서울 신라호텔)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1세대 약물 '이레사(게피티닙)'와 '지오트립'을 직접 비교한 'LUX-Lung 7' 임상 결과를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레사와 지오트립은 모두 EGFR 돌연변이만을 골라 죽이는 표적 치료제로, 아시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40% 이상이 EGFR 변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치료 옵션이다.
이번 임상은 기존에 치료 받은 적 없는 EGFR 변이 양성 폐암 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이레사와 지오트립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글로벌 임상이다.
1차 평가변수는 질병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치료 실패까지의 시간(TTF).
임상 결과, 지오트립은 이레사 치료군보다 질병 진행위험을 27% 감소시켰지만, 무진행 생존기간은 11.0개월로 이레사의 10.9개월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료 시작 후 24개월 시점에서는 지오트립의 무진행 생존율이 18%, 이레사는 8%를 보여 시간이 지날수록 지오트립 치료군에서 무진행 생존율이 개선됨을 보여줬다.
박 교수는 "이는 지오트립의 치료효과가 이레사보다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rbB 패밀리 전체를 차단해 2차 내성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레사와 달리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이 오래 지속되는 효능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오트립의 치료 실패위험은 이레사보다 27% 감소됐고, 지오트립 치료 환자군이 훨씬 더 많은 객관적 종양반응(임상적으로 유의한 종양 크기의 감소)를 보였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 역시 지오트립(10.1개월)이 이레사(8.4개월)보다 높았다.
논란이 되는 부작용과 관련, 지오트립에서 흔히 발생하는 발진‧설사‧손발톱주위염의 이상반응은 모두 예측 및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중대이상반응 빈도가 지오트립에서 좀 더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만일 부작용이 심했다면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약을 쓰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상반응 발현율이 좀 더 높더라도 지오트립을 계속 쓰겠다는 의사와 환자가 이레사보다 많았다"고 강조했다.
독성, 내약성, 사망 등으로 치료가 중단될 수 있는데 지오트립 투여군의 치료 실패까지의 시간(TTF)은 이레사보다 유의하게 길었고, 실패 위험도 지오트립이 27% 낮았다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의사가 이상반응을 잘 관리할줄 아느냐"라며 "나는 지오트립을 처방할 때 환자들이 첫 1~2주 안에 다시 내원하도록 독려한다. 심한 이상반응을 겪을 환자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렇다고 이레사를 쓰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아니며, 의사가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아시아의 EGFR 양성 환자에서는 효과적인 치료가 절실하다. 이번 임상결과를 보면, 지오트립의 혜택이 잘 확인됐다. 1차 약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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