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0.18 11:23최종 업데이트 18.10.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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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협회 "공공의전원 계획 백지화하고 민간의료기관 통해 지역 격차 해소해야"

지역 균형 의대, 다수는 수도권으로 이전…日자치의대 졸업생 10명 중 3명, 취약지 아닌 곳서 근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의원협회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실질적으로 공공의료를 책임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을 통한 의료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1일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고 했다. 정부는 의료서비스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공공의전원을 설립해 공공의료를 전담할 의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공공의사 양성 정책은 이미 실패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문민정부 시절인 1990년대 의료서비스 지역 균형 발전을 핑계로 지방을 연고로 다수의 의대가 설립됐다. 하지만 이 의대들 중 국립대인 강원의대, 제주의대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의대가 수도권으로 실질적인 연고를 이전해 버렸다. 연고를 이전하지 않고 있던 의대들은 서남의대처럼 부실 교육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의원협회는 “의료서비스의 지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의대를 포함한 의대 증설은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원협회는 일본의 자치의대를 보더라도 공공의전원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본의 자치의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일본 자치의대는 학생 선발 단계부터 지역사회에서 해당 지역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엄선해 선발한다. 자치의대 자체에서 면접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한다. 학생은 졸업을 하게 되면 미리 약속된 지역에 가서 지시에 따라 9년간 의무이행을 한다. 만약 이를 거부할 때는 지원받은 학비 전액을 일시금으로 반환해야 한다. 

의원협회는 “일본은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고, 의사들이 노동 강도가 높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지역적으로 균형적인 발전이 비교적 잘 돼있다”라며 “따라서 자치의대 졸업생들은 해당 지역에서의 의무이행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다. 하지만 의무이행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일본의 취약지 의료인력 확보 정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치의대 졸업생들의 98.5%가 9년간의 의무이행을 마쳤으나 졸업생 중 69.6%만이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10명 중 3명은 취약지가 아닌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5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자치의대 졸업생 중 산간, 섬 지역 등 진정한 의료취약지로 분류된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는 전체의 39%에 불과했다. 

의원협회는 “일본 내에서도 자치의대가 지역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늘어나자 자치의대 추가 증설이나 정원 증원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의사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노동의 강도가 강하면서도 임금 수준이 높지 않다. 일본과 달리 대부분의 의사들이 전공의 수련과정을 거치고 추가로 전임의까지 거치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의사 활동 시작 연령이 높다. 지방 기피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의원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군복무 기간이나 수련기간을 제외하고 10년 동안 의무복무를 하도록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면허 박탈과 지원된 경비 반환을 강제한다면 위헌 소지가 있다. 실제 의무복무 과정에서 혼란이나 다양한 편법이 판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건강보험 강제지정제에서 운영되는 우리나라에선 민간 의료기관이 지역사회에 정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우리나라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경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지역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의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공공의료라는 실체도 모호한 포퓰리즘 명제에 집착하지 말고 수가의 정상화,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의원협회는 “공공의전원 설립뿐만 아니라 국가 주도의 공공의료 강화 정책의 백지화를 요구한다”라며 “정부가 이런 정상적인 해결 방안을 무시하고 현재처럼 포퓰리즘 정책을 지속하려 한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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