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전세계 흐름과 마찬가지로 DPP-4 억제제 계열에서 SGLT-2 억제제 계열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2021년~2022년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의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치료제 처방조제액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대웅제약 SGLT2 시장 진출...국내 시장 성장세
앞서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신약 36호인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저해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엔블로 정 0.3밀리그램(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적응증은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총 3건이다.
대웅제약 측은 오는 상반기 엔블로정의 급여 등재를 추진한 후 본격적으로 국내 SGLT2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미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시장 1위 제품인 포시가·직듀오와 DPP-4 억제제 치료제인 엘지 제미글로 등의 공동 판매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어 엔블로의 빠른 시장 안착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약 93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 제2형 당뇨병 시장을 SGLT2 저해제 계열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만큼, 오는 2025년까지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10개국, 2030년까지 전 세계 약 50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SGLT2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2년 SGLT2 억제제 계열 단 6개품목의 처방조제액 합계가 1723억원으로 전년(1501억원)대비 14.8%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는 전년대비 14% 성장하면서 2022년 처방조제액이 485억1107만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 직듀오 역시 전년대비 16%의 상승세로 2022년 처방조제액이 400억원대를 훌쩍 넘겨 428억5120만원을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듀오는 무려 전년 대비 26%의 증가율을 보이며 300억원대를 돌파했다. 자디앙은 10% 상승하면서 연간 처방량이 451억7458만원에 달했다.
반면 아스텔라스 슈글렛과 엠에스디(MSD) 스테글라트로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슈글렛의 2022년 처방조제액은 전년대비 -4.7% 하락한 33억2599만원, 스테글라트로는 -11.3% 감소한 15억9080만원을 기록했다.
DPP-4억제제 주요 제품들 잇따른 하락세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
상승 곡선이 이어지는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과 달리 그간 선두를 유지해온 DPP-4억제제 시장은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대표 제품들을 위주로 평균치를 내면 전년대비 무려 -6.6% 가량 역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대표 제품인 MSD 자누비아 시리즈는 모두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누메트는 지난해 처방량이 689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하락했다. 자누비아와 자누비아 엑스알도 각각 11.7%, 7.0% 감소하면서 405억원, 482억원을 기록했다.
제미글로와 제미메트, 테넬리아, 테넬리아 엠 등 국내사 일부 품목들이 상승하기는 했으나 SGLT-2 억제제 계열에 비하면 매우 적은 폭에 그쳤다. 그나마 네시나메트가 전년대비 13.7%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마저도 연간 처방량은 7억5551만원에 불과했다.
동아에스티 슈가논과 슈가메트의 연간 처방량은 각각 129억원, 196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온글라이자, 콤비글라이즈, JW중외제약 가드렛 등이 높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중외 가드메트는 지난해 11월부터 판매가 재개됐음에도 불순물 파동 이전의 성과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DPP-4에서 SGLT-2 억제제로 넘어가는 양상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DPP-4 주요 제품들의 특허 만료에 따라 제네릭이 나오면서 오리지널의 수요는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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