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국내 골다공증 환자 100만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급여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 지침에 맞지 않는 급여 기준 탓에 치료가 중단되고, 더 나은 효과를 위한 치료제도 조기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7일 열린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 혁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뼈가 부러지면 삶도 부러진다”며 골다공증이 노령층의 삶을 무너뜨리고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다공증으로 입원→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져 사망 위험...사회적으로도 큰 부담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와병 생활에 따른 신체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입원 환자 중 골절로 인한 입원 총합은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흔한데 고관절 골절 최초 발생자 중 17.4%, 척추골절 최초 발생자 중 5.7%는 1년 내에 사망한다.
이 교수는 “국내 실질 은퇴연령이 70대로 높아지는 등 고령자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사회 노동생산성과 노인의료비용 측면에서도 건강 선순환의 기본인 뼈 관련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골다공증 검사를 위한 인프라는 우수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단위면적당 골밀도 검사 장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국가 차원서 무료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약제 사용 1년 후 골밀도 -2.5 초과시엔 급여 중단..."우리나라가 유일"
문제는 불합리한 골다공증 약제 급여기준으로 지속 치료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골밀도는 신체 노화에 따라 지속 감소하고, 특히 여성들은 폐경기에 이르면 골밀도 감소 속도가 10배 빨라진다. 이에 골절 예방을 위해 골밀도가 -2.5를 초과하더라도 골흡수억제제를 지속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의 진료지침에서는 골밀도(T값)가 -2.5 이하인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하며, 치료중 골밀도가 -2.5를 초과하더라도 지속적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다. T값이 -2.5 이하인 경우 1년간만 급여가 적용되며 1년 후 이 수치를 초과하면 급여 적용이 중단된다.
이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다른 만성질환들은 약물치료 과정에서 혈압과 혈당 수치가 조절된다고 치료 약제를 끊거나 보험급여를 중단하지 않는다”며 “골다공증도 골절 예방을 위해 지속치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형성 제제 선제 사용이 효과 높지만 2차 치료시에만 급여...골절 예방효과 떨어져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 교수는 골다공증 초고위험군 대상 효과적 치료를 위해 ‘골형성 제제’ 1차 치료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현행 국제 진료지침들은 재골절 위험도 및 사망률이 높은 환자들을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정의하고 재골절 예방을 위해 골형성 제제-골흡수 억제제 순의 치료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골형성 제제 투여 후 골흡수 억제제를 순차 투여했을 경우 골절 위험이 40~70% 줄고, 골흡수 억제제를 먼저 투여 후 골형성 제제로 전환하면 처음부터 골형성 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험급여 기준은 이런 지침이나 연구 결과와는 정반대다.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는 골흡수 억제제를 1년 이상 쓰다가 추가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2차 치료로 골형성 제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재골절 예방 치료 목표에 부합하는 골형성 제제 급여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제적 진료지침에 준해 초기에 골형성 제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1차 치료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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