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 사태는 예견된 인재"라며 "방역당국의 책임있는 의학적으로 타당한 대처가 시급하다. 상온 노출 백신을 당장 폐기하라"고 밝혔다.
대개협은 "코로나 19가 그 기세를 꺽일 줄 모르고 만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감예방백신 500만 도즈가 상온에 노출되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방역당국은 지난 22일 오전 당일 시작되는 어린이 1회 접종대상자와 임신부뿐만 아니라 어린이 2회 접종대상자까지 독감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독감 예방백신이 조달계약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백신의 냉장온도 기준(영상 2~8도)을 어기고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에 이상 유무가 확인 될 때 까지 접종을 중단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된 인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 진행과정에서 공급단가를 터무니없이 낮춰 제약회사의 부담이 높아졌고 결국은 준비가 제대로 안 된 2순위 업체가 무리하게 일을 맡게 됨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개협은 이어 "이미 산부인과 임신부 무료 접종 문제가 불거졌듯이 백신단가가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돼 제약회사로부터 백신을 구입해 접종을 하게 되면 의사들이 각 임신부에게 백신가 차액을 지불해 주며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중요한 임신부 접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무료접종 광고와 생색은 정부가 내고 책임과 부담은 의사에게 전가하는 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더 놀라운 것은 최악의 현 사태 수습에 임하는 당국의 태도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검사해 이상이 없다면 즉시 접종에 나서겠다는 발표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강조했다. WHO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사백신이 상온에 노출 된 경우 그 안전성은 모른다'라고 돼 있다.
대개협은 "당국은 상온에 노출 된 사백신은 덜 위험하며 표본 검사를 통해 별 문제가 없다면 국민들에게 접종을 하겠다고 한다. 모든 백신을 다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판단 기준으로, 얼마나 정확히 검사가 될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정부가 사용해도 좋다는 결과의 주사를 맞고 큰 부작용이 없다 한들 백신의 효과까지 제대로 보장 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개협은 "의료계 내부에서는 상자에 담겨진 어르신 독감예방 백신이 배달됐다는 소문이 허다한 상황이다. 어느 선까지 콜드 체인 시스템이 어겨졌는지도 모르고 이런 불안한 백신 공급 상황에서 명확한 판단기준도 없는 상온 노출 백신주사를 어느 의사가 안심하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환자들 또한 이를 믿고 주사를 맞을 수 있겠는가"고 주장했다.
대개협은 "당국의 그동안의 안이한 접종 관리 상황, 사태 발행 후 그 대책에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지금이라도 원칙대로 의학적 상식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각 병원에서 백신 보관 냉장고에 잠시 넣어둔 콜라 캔 하나로 엄벌을 받을 정도로 엄격했던 정부의 태도와 비교한다면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한 당국의 대처와 무책임에 실망할 뿐"이라며 "안전성이 불명확한 상온 노출 백신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어떤 정책도, 어떤 이유도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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