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11 11:39

제로코로나 포기 못하는 中…"160만명 사망할 수도"(종합)

WHO "중국 제로코로나 지속 불가능" 이례적 지적
中 베이징 방역 강화·아시안게임 연기…정책 유지 암시
저명 학술지에 실린 中 코로나 쓰나미 우려…정책에 명분 실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도시봉쇄를 비롯한 중국 ‘제로코로나’의 여파가 글로벌 경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정책 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의 방역을 더욱 강화하는 등 정책 노선을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할 경우 5~7월 16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둘러싼 국제적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바이러스의 현재 양상과 향후 전망을 고려할 때에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전환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 "사회·경제적 영향도 고려해야"=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 전문가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러한 접근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 프로그램 국장도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조치에 대해 개인의 인권은 물론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회원국의 코로나19 정책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드문 사례다.
실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공급망 문제를 심화시키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팔라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봉쇄에 따른 자국민의 인권문제도 노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정책의 강도를 오히려 높이는 분위기다. 상하이는 6주째 폐쇄상태이며, 수도 베이징에서는 대규모 검사와 일부 봉쇄 지역을 확대하고 초·중·고등학교의 등교수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6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연기를 공식화하며, 개최 예정이던 9월(10일)까지도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제로코로나 포기하면 160만명 사망"=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오는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는 전국대표대회(당대회)까지 내부 혼란을 통제해야 한다는 정치적 이유가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효과적인 대응을 최대 치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런데 이제서 대규모 감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시 주석의 연임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의 의학적 대응 역량과 고령자 백신 접종 수준을 감안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하이 푸단대와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공중보건대, 미국 의학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의 연구원들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항바이러스 치료제도 투여하지 않는다면 올해 5~7월 오미크론 변이로 160만명 가량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0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최근 상하이의 발병 데이터에 수학적 모델을 사용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5~7월에는 ‘쓰나미’ 급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이 기간 1억1200만명이 확진되고, 그 중 270만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망자의 4분의3(74.7%)은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구진은 사용이 승인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로 유증상자가 치료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중환자 및 사망자 발생을 89%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는 환기 개선, 중환자 치료 역량 강화, 면역 지속성을 지닌 새로운 고효율 백신 개발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병상 부족 현상도 우려됐다. 연구진은 "중국의 의료시스템은 상당한 중환자실(ICU)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면서 중환자실 최대 수요가 기존 총 6만4000병상의 16배에 육박하는 100만병상까지 늘어, 44일가량 병상 부족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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