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교수(대한외상학회 이사장)가 8일 "VIP(윤석열 대통령)가 병원에 와서 응급실만 한 번 돌아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환자 게이트키퍼 역할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배후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환자를 받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다.
조항주 교수는 이날 오전 대한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많은 이들을 만났다. 9월에 민주당 의료대란특위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났고 지난 4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병원을 직접 방문했다"며 "이 대표를 만났을 때 이 상태론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병원에서 의사들이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밤에 입원환자를 케어하고 콜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실이 안 돌아간다고 하는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한 문제도 있지만 환자를 분류해서 다른 과를 콜해야 하는데 마취과 전공의가 없어 수술방이 줄어들고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배후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환자 게이트키퍼 역할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환자를 받는 것이 두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체계가 잡혀서 같이 상의하면서 가야 하는데 지금은 소방도 (체계가 무너지면서) 가까운 병원부터 무작위로 전화해서 무조건 받아주는 곳으로 간다. 이대로라면 병원 문화도 바뀌고 사태가 끝나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조 교수는 "병원 현장은 이런데 VIP(대통령이)가 병원에 와서 응급실만 한 번 둘러본다고 무언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환자 수술과 관련된 여러 시스템을 봐야 하는데 응급실만 돈다고 해결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항주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전문의 중심병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병원에 일반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각 해당 분야에 세분화되다 보니 전반적인 진료 과정을 모두 챙기기 힘들다"며 "전체 과정에서 환자 동의서를 받고 담당과에 연걸하는 등 중간역할을 할 이들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PA 간호사는 못한다. PA와 세부전문의만으론 병원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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