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시위 참여해 정부 감사 중단·휴학 권리 보장·의평원 무력화 시도 철회 촉구…"尹대통령, 오늘 시위 기억하시라"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 공장이 돼 버린 의대의 부품으로, 나라의 의사 양성을 위해 공부만 할 것을 명령받고 있습니다.”
서울의대 학생 100여 명은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앞에서 시위를 열고 정부의 보복성 감사 중단, 휴학 권리 보장, 의평원 무력화 시도 철회를 주장했다.
서울의대가 지난달 30일 학생들의 1학기 휴학을 승인한 것과 관련, 교육부가 대학을 상대로 고강도 감사에 착수하자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들은 15분의 침묵시위 후 ‘개인정보 훔쳐 가는 강압 감사, 규탄한다’ ‘폭력적인 강압 감사, 학생인권 보장하라’ ‘의학교육 후퇴하는 의평원 무력화 웬 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자유 발언에 나선 서울의대 김민호 학생회장은 "개별 학생들의 자유 의지에 따른 휴학을 '무작정 휴학'한다고 단정 짓고, 정부가 멋대로 학생 개개인의 결정을 정당하지 않다고 규정하며, 심지어는 의무교육이 아닌 대학교육을 강제로 시키겠다는 발언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휴학의 자유를 이렇게 모여 함께 외쳐야만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학생들은 정부가 쉬라면 쉬어야 하고 계속하라면 계속해야 하는 명령대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더 나아가 정부는 연속휴학을 제한하거나 25학년도 복귀를 전제로 하는 휴학만 인정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권리 인식 수준이라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선 정부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어떠한 권리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교육부가 감사 과정에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까지 확보해 간 것과 관련해 “마치 압수수색 하듯 학생들을 대하는 모습은 충격적”이라며 “정부는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의대 배정위원회의 회의록과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 행정 관료들의 정보는 보호받아야 하고 학생들의 개인정보는 소홀히 다뤄도 되는 것인가”라고 했다.
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서울의대 집회를 꼭 기억하라. 당신이 말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거짓된 선동과 싸우고 정의와 진실을 회복하기 위해, 현재 이 자리에서 학생들이 목 놓아 외치고 있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달라”고 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익명의 한 학생은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대 교육 여건을 평가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학생은 “개정령 중 기존 인정기관인 의평원이 인증 불가해진 상태가 된다면, 새로운 인정기관의 인증 전까지 기존 평가를 연장한다”며 “의평원만 없애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건가”라고 했다.
이어 “개정령 중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불인증을 받더라도 즉각 의대의 폐지는 불가하고 1년의 보완 기간을 주도록 한다. 지금 이 상황이 자초한 대규모 재난임을 알고는 있어 보인다”며 “혹여 의평원을 못 없애더라도 1년의 시간은 벌기 위함이란 속내로도 해석되는 건 우연인가. 우리에게서 이제는 의학교육마저 빼앗으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 학생은 “이제 모두가 알 듯 의학교육에는 영구적 손상이 발생해버렸다”며 “(그래도 정부가) 휴학계를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탄압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책임을 진다면, 우리도 교실과 졸업식에서 다시 만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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