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새해에도 연일 1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 변이를 거치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와 제약사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이미 렘데시비르라는 치료제가 나와 있고 미국, 유럽 등에서 백신을 투여하고 있으나 코로나 팬데믹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새해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더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해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은 치료제 15개 제품(13개 성분), 백신 6개 제품이다. 한국릴리와 한국엠에스디의 치료제 임상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사에서 진행 중인 임상이다.
이중 3상에 들어간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인 CT-P59와 대웅제약의 DW1248정(카모스타트) 등이다. 이중 셀트리온 CT-P59는 이달 안으로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해당 치료제는 현재 대증요법으로 치료 중인 경증,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대부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셀트리온은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대량 생산도 가능해 날로 증가하는 코로나19 국내 환자의 회복을 돕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DW1248정(카모스타트)에 대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안전성·유효성 평가 임상과 중증 코로나19 환자 대상 렘데시비르 병용 임상 등을 진행 중이다.
이들 두 제품을 제외하고는 임상 2상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은 부광약품 레보비르캡슐30mg(클레부딘), 엔지켐생명과학 EC-18, 신풍제약 피라맥스정(피로라리딘, 알테수네이트), 종근당 CKD-314(나파모스타트), 크리스탈지노믹스 CG-CAM20(카모스타트), 녹십자 GC5131, 동화약품 DW2008S, 이뮨메드 hzVSF-v13 등이다.
2상에 머물러 있는 임상은 대부분 임상환자 모집 문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1000명대의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으나 국내 특성상 환자들의 임상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경증 환자라서 임상에 선뜻 참여하려고 하지 않으며, 중증의 경우에는 이미 허가된 렘데시비르를 주로 투여해 환자 모집이 가장 어렵다"며 "식약처의 신속 승인, 재정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환자 모집"이라고 말했다.
제넥신 GX-I7과 대웅제약 DWRX2003(니클로사미드), 뉴젠테라퓨틱스 뉴젠나파모스타트정(나파모스타트) 등은 아직 1상 임상에 머물러 있는 단계다.
백신의 경우 치료제보다도 훨씬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모두 1상, 1/2상 임상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고 시작하고 있는 단계로, 사실상 초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국제백신연구소는 INO-4800에 대한 1·2a상을 지난해 6월 승인받은 후 임상을 진행 중이며, 셀리드 AdCLD-CoV19, 진원생명과학 GLS-5310, 제넥신 GX-19N 등은 지난해 12월에서야 1·2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2건의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이 역시 각각 1상(NBP2001), 1·2상(GBP510)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재조합 백신이다. 예방원리는 백신의 표면항원 단백질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중화항체를 형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시 항체가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GBP510는 표면 항원 단백질이 나노구조(정20면체)를 형성하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지난해 11월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NBP2001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단백질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 국제백신연구소 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DNA)를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 유도하는 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바이오벤처인 이노비오도 같은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셀리드가 개발하는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아데노 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제조한 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유형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모두 더디게 가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례적인 지원에 힘입어 뒷심을 발휘할 것이란 긍정적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재정은 물론 보다 빠르게 시장에 나오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추진하고 있어 안전성·유효성만 확보된다면 가격경쟁력과 물량 공세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식약처는 지난해 8월 31일 전담심사조직인 '신속심사과'를 신설, 비임상, 임상, 품질 분야별로 평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또한 품목 허가신청이 예상되는 90일 전부터 분야별 전문심사자들로 구성된 허가전담심사팀을 구성, 허가 신청 전에 사전상담과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 심사를 위해 바이러스벡터 백신팀을 마련했고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심사하기 위해 핵산 백신팀, 셀트리온 심사를 위해 항체 치료제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GO)-신속 프로그램을 운영해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있어 신물질의 경우 15일 이내, 이미 허가된 의약품이나 임상시험 진행 중인 의약품이 효능·효과를 추가(약물재창출)하는 경우 7일 이내 처리해 빠르게 임상에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허가·심사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운영 중이며,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돼야 하는 코로나19 백신 국가출하승인을 위해 종류별 출하승인 전담반도 구성했다.
특히 신기술을 이용한 mRNA 백신 등의 시험검정에 필요한 시험법을 허가신청 전에 미리 확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분석 장비 9종을 긴급 구매하고 RNA 전용 분석실을 확보하는 등 국가출하승인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한 상태다.
식약처는 "철저한 검증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갖춘 백신·치료제가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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