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가정의학회는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공의의 법정 구속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학회는 의료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세브란스병원)은 "가정의학회는 전공의의 수련을 담당하는 학술단체로서 전공의의 법정 구속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또 소중한 생명을 잃은 일에 대해 애도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흔치 않은 질병인 횡격막 탈장 진단과 고의가 없는 의료진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어제(8일) 학회 차원에서 전공의 면회를 다녀왔다. 학회 차원에서 이번 판결에 분명히 문제를 파악하고 시스템상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였다"며 "당사자는 이 일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의료계가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격려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진단 오류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과정이다. 전공의가 한 일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지만 이는 분명히 형사책임과 다르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부족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가 고민할 부분은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환자 안전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의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시스템 개선 문제는 사람의 문제까지 포함해 책임 있다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가정의학회는 전국적인 전공의 수련 시스템을 조사하려고 한다"며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3명의 의사가 똑같은 진단을 놓고 실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에 책임있는 기관에서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대한의사협회 등 공적인 기관에서 왜 이같은 문제가 생겼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X-레이 보려고 했는데 시스템에서 뜨지 않았다면 이런 작은 문제 하나하나가 평가되고 개선돼야 한다. 그래야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2013년부터 5년 동안 이런 노력이 전혀 없이 법적 다툼만 있었다. 법적 다툼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 구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오진율이 10~15% 정도 된다. 오진으로 인한 사망도 1년에 4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에 대한 책임을 의료인의 지식 부족으로 인해 판단해 형사 처벌을 하는 추세였다"며 "하지만 형사처벌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고, 현재는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시스템을 바꾸고 개혁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전공의의 진료를 누군가(전문의) 책임지고 봐주는 시스템 등의 진료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의사들은 구속된 의사 3명에 대해 고의성이 있거나 나태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확인 되지 못했던 오류는 진료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지만 의사가 형사적 범죄인의 취급 받는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