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은 심각한 문제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지난 2일 보건복지부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전문간호사의 마취 분야 업무범위를 발표했다. 이 개정안 제3조(업무 범위: 전문간호사의 분야별 업무) 제2호(마취 분야) 가항은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마취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기술됐다.
이에 대해 학회는 "수술은 급격한 혈압 저하, 출혈, 심폐 부작용 및 호흡 곤란 등과 같은 심각한 의료 합병증이나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의료행위다. 마취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수술 중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의료행위로 마취자체로도 수면마취사고처럼 잘못 관리되면 흔하게 사망을 유발한다"고 했다.
학회는 "이런 위험성을 고려해 의료법도 전신마취를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환자에게 그 방법과 부작용을 설명하고 이를 제공하는 의사 성명을 기록하고 반드시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심지어 마취의 변경도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명시(의료법 제24조의2, 2016.12.20.)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는 “전문간호사라도 간호사의 업무만 수행하도록 의료법에 규정돼 있다. 이처럼 마취는 고도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고위험 의료행위로 전문간호사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다. 간호사가 단독으로 마취를 시행하거나 간호사에게 마취를 위임하는 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 및 교사의 불법 행위(대법원 2010.3.25. 선고 2008도590 판결)"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마취진료는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다. 위에 언급한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마취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라는 모호한 규정은 의사의 지시로 간호사가 마취진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런 모호성은 환자 안전만이 아니라 시대에 역행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며 환자의 선택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개정안과 관련해 복지부에서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의료법을 준수하고 의사면허범위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로만 인정하겠다는 확언을 한 것에 대하여는 분명히 환영한다"라며 "그러나 간호사가 마취진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 빌미를 줄 수 있는 이번 개정안은 반드시 간호사의 마취는 불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수정돼 일부 집단에 의한 악용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일부 이익 집단의 목소리와 경제적 논리만으로 만들어진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의 올바른 개정을 통해 건전한 의료와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고 노력하겠으며 환자안전을 침해하는 그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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