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준 의학교육실장, "2학기도 이뤄질 온라인 수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효과적인 학습체계 갖춰야"
서울의대가 마련한 비대면 수업에 대해 학생들은 60% 이상이 만족하지만 교수들의 만족도는 13.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강의 영상 다시보기가 가능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을 비대면 수업의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의대 임재준 의학교육실장은 1일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뉴스레터 ‘코로나19 팬데믹과 의학 교육’주제의 기고를 통해 온라인을 병행한 의대 수업의 경험을 소개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서울의대는 코로나19에 따른 학사 일정 중단 이후 비대면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 준비를 시작했다. 스튜디오에서 강의를 녹화하거나 강의용 슬라이드에 음성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강의 영상을 마련해 서울대 eTL(e-Teaching & Learning)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수업은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 강의로 진행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3월 16일부터 비대면 수업을 통해 의예과 및 의학과 모든 학년의 학사 일정이 재개됐다. 해부학, 생리학 등 기초의학 교과목의 실습 수업 및 병원에서 이뤄지는 임상 실습은 일단 더 미뤄졌다. 4월 17일에는 의학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시험이 진행됐다. 5월 4일부터는 기초의학 실습 및 임상의학 실습을 재개했다. 기초의학 실습의 경우 학생들을 3분의 1씩 나눠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실습 내용을 상당 부분 축소했다.
출석을 최종 학점 부여하는 과목의 경우 거의 모든 학생들이 모든 강의를 시청했으나, 출석을 학점에 반영하지 않는 경우는 학년별로 시청률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과 1학년의 경우 95%가 넘는 시청률을 보였지만, 의학과 2학년의 경우 70~85% 정도로 파악됐다.
임 실장은 “출석을 반영하는 과목의 경우 학생들이 강의 동영상을 작동시키고도 실제로 시청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촬영한 동영상을 제공하는 형식의 비대면 수업의 시청률은 70-80% 정도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예상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과 1학년 기초의학 과목의 경우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온라인 강의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60%(약간 선호 40%, 매우 선호 24.4%)를 넘었다. 임 실장은 “온라인 강의 방식 중에서는 80% 이상의 학생들이 사전 촬영해 제공하는 방식을 훨씬 선호했는데, 줌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가 낫다고 응답한 학생은 6~7%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2019년에 같은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 만족도’, ‘명확한 교육목표 제시’, ‘강의간 유기적 연계’, ‘강의분량의 적절성’ 등 모든 척도에서 더 나았다.
임 실장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동영상 수업을 시청하다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먼 되돌려보거나, 잠시 멈추고 다른 자료를 찾아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서 편안히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교수들의 의견은 학생들과 달랐다. 교수들은 온라인강의가 오프라인 강의보다 낫다는 의견은 13.6%에 불과했고, 온라인 강의 중에서는 실시간 강의를 훨씬 선호한다는 의견이 61.3%였다.
임 실장은 “대부분의 과목 성적이 2019년과 차이가 없었는데, 다른 기초의학 과목과는 달리 해부학 성적만 2019년보다 2020년이 조금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3분의 1로 나눠 실습을 진행하느라 한 학생당 실습 시간이 줄어든 것이 해부학 성취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임 실장은 “마땅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이라 비대면 수업은 최소한 2020년 2학기까지는 지속돼야 하고, 2021년까지 연장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비대면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온라인을 연계한 효과적인 혼합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자가 온라인 학습을 위한 유용한 자료들을 제시하고 학생들과 토론하거나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큐레이팅 (Curating)’이 중요하다”라며 “다양한 형태의 혼합교육의 개발, 온라인 피드백과 토론을 위한 적절한 플랫폼 구성, 교수법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합교육을 바탕으로 증명된 효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도입되지 않았던 역진행 학습(Flipped learning), 팀 기반 학습 (Team-based learning), 증례 기반 학습 (Casebased learning)등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을 좀더 효과적인 학습 체계를 갖추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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