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전체 의사인력 규모를 넘어 전문과목별 수급추계 논의에 착수했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진료과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전문과목별 추계가 향후 의대 정원과 전공의 정원, 전문의 인력 배분 논의의 근거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제13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제12차 회의에서 의사인력 전체 규모에 대한 수급추계 결과를 심의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이후 열렸다. 당시 추계위는 의사인력 전체 수요와 공급을 추계했지만, 이번 회의부터는 각 전문과목별 전문의 인력 수요와 공급을 따로 들여다보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날 회의에는 김태현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연간 운영계획과 의사 전문과목별 수급추계 추진 방향,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위원회는 앞으로 월 1회 정기회의를 열고 각 전문과목별 전문의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추계하기 위한 세부 방법론과 자료를 검토한다. 다음 회의에서는 관련 국내외 선행 연구 사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문과목별 추계는 단순히 전체 의사 수가 충분한지 부족한지를 보는 방식과 달리,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느 과목의 전문의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따지는 작업이다. 현행 법령상 우리나라 의사 전문과목은 내과, 외과 등 총 26개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전체 의사 수보다 전문과목별·지역별 편중이 더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은 낮은 수가와 높은 법적 부담, 높은 업무 강도, 불안정한 근무환경 등으로 전공의 지원 기피와 전문의 이탈 우려가 반복돼 왔다.
복지부는 각 과목별 특수성과 현장 의견을 추계 과정에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전문과목 학회 의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과목별 진료 특성, 전공의 수련 기간, 실제 활동 전문의 비율, 지역별 분포, 은퇴·이탈 추세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전체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기초모형 기준 2035년에는 1535~4923명, 2040년에는 5704~1만1136명의 의사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계 결과는 장래 의료이용량, 의사 근무일수, 인공지능 등 의료기술 변화, 의료이용 적정화 정책 등 다양한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정부는 당시 수급추계 결과를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논의에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문과목별 추계 결과 역시 향후 의대 정원뿐 아니라 전공의 정원 배정, 필수의료 지원정책, 지역의료 인력 배치 논의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문과목별 수급추계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특정 과목의 인력 부족이 확인되더라도 단순히 전공의 정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지원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필수과 인력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저수가, 의료사고 법적 부담, 근무환경 악화, 개원·취업시장 구조 등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제13차 회의 회의록은 향후 제14차 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