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당뇨병 환자들의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지윤 전문의는 12일 서울 강남구 알로프트에서 열린 한국애보트 프리스타일 리브레2 국내 출시 기념 의료기기 산업 전문 기자단 간담회에서 CGM의 임상적 효용과 국내 활용이 쉽지 않은 제도적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문의에 따르면 혈당 조절은 합병증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화혈색소 조절이 되지 않으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5배 증가하며, 당뇨망막병증은 3배, 하지절단 위험은 12배 증가한다.
1형 당뇨병 환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17년간 진행한 추적 연구에서도 당화혈색소를 적극적으로 조절한 사람이 심근경색, 뇌경색, 심혈관 질환 등에 따른 사망률이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관리 성적은 좋지 않다. 당화혈색소를 목표치인 6.5% 미만으로 조절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약2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솔루션으로 주목받은 게 CGM이다. CGM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1형 당뇨병 환자는 물론 2형 당뇨병 환자들 대상으로도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입증해 왔다. 특히 의료진의 전문적∙체계적 교육이 이뤄질 경우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미 미국당뇨병학회,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 지침 등에서는 CGM 사용을 강력 권고 혹은 권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 출시된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2 역시 이 같은 CGM 중 하나다. 1분 단위의 지속적인 혈당 측정, 고혈당∙저혈당 발생 시 알람 기능 등을 통해 환자들이 빠르고 적절하게 혈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CGM의 명확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제도상의 장애물로 환자들의 사용률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1형 당뇨병 환자 중 CGM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이는 10.7%에 그친다.
김 전문의는 CGM의 보급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요양비 제도와 교육 수가의 부재를 꼽았다.
현재 CGM의 건강보험 지원은 요양비로 이뤄지고 있는데, 요양비 제도 하에서 환자의 CGM 구입과 사용은 녹록지 않다. 먼저 전문의로부터 CGM 처방을 받은 후 다시 병원 외부에서 CGM을 직접 구매해야 한다. 이후 영수증 등 각종 서류를 첨부해 공단에 청구하면 일정 비율의 금액을 환급 받는 방식이다.
김 전문의는 “병원에서 수술을 할 경우에 환자는 본인부담금만 내면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반면 CGM은 일단 100% 자기가 부담한 후 나중에 돌려받아야 해 절차상에 번거로움이 있고 청구 과정도 까다롭다”고 했다.
이어 “구매 과정도 마찬가지다. 환자가 병원 밖에서 기기를 사도 사용 방법 등에 대해 의사에게 설명을 들으려면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이렇다 보니 의사가 CGM 사용을 권유해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 전문의는 “더 큰 효과를 위해선 CGM 처방과 함께 심화 교육이 필요한데, 수가가 없다보니 전문적인 교육을 하기도 어렵다”며 “그나마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재택의료 시범사업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이마저도 시범사업이라 본 수가가 마련된 게 아니고 시범사업이라 서류작업이 너무 많다보니 참여 병원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기는 점차 좋아지고 있는제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지 못한 셈”이라며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CGM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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