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시판후 안전관리 기준: 제약회사, 의료기관, 의사·약사, 환자 등의 이상사례 보고 필요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메디게이트뉴스] 의약품 임상시험 실시에 필요한 임상시험의 준비, 실시, 모니터링, 점검, 자료의 기록 및 보고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기 위해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이하 의약품안전규칙) [별표 4]로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KGCP)이 있고, 2020년 12월 30일 칼럼으로 게재한 바 있다.(참고문헌 1) 이번에는 의약품의 제조·수입업체의 시판 후 안전관리 실효성을 확보해 의약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위해(risk)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약품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에 대해 설명한다.(2) 의약품 허가시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정보는 일부 환자와 짧은 투여기간으로 제한되므로 시판 후에도 지속적인 안전성 정보수집과 이득-위험 평가를 통해 의약품의 안전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임상시험 업무의 기준이 GCP(Good Clinical Practice)라면 약물감시 업무의 기준은 GVP(Good PharmacoVigilance Practice)인데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을 KGVP로 보면 된다. 시판 후 안전관리 업무의 중요성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이던 ‘의약품등 안전성 정보관리 규정’을 폐지하고, 2016년 10월 28일 의약품안전규칙 [별표 4의3]으로 ‘의약품 등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을 신설하고, 총리령으로 상향입법을 했다.(2)
약사법 제37조의3(의약품의 시판 후 안전관리) 제1항은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의사, 약사 또는 한약사를 두고 신약 등의 재심사, 의약품의 재평가, 부작용 보고 등 시판 후 안전관리 업무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3) 제2항은 안전관리 업무를 실시하는 의사, 약사 또는 한약사를 ‘안전관리책임자’로 정의했고, 구체적인 준수사항은 총리령으로 정했다.(3) ‘시판 후 안전관리업무’란 의약품의 안전에 관한 정보관리, 신약 등의 재심사, 의약품의 재평가 등을 말하는데 재심사는 지난 4월 28일자 칼럼에 소개했고, 재평가는 주로 허가부서의 업무이므로 이번 칼럼은 의약품 안전에 관한 정보관리 위주로 소개한다.(4)
몇 가지 용어를 먼저 정리하면 ‘안전성 정보’란 약물감시를 통해 수집된 해당 의약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말하며,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란 의약품의 이상사례 또는 안전성 관련 문제의 탐지, 평가, 해석, 예방에 관한 과학적 활동을 말한다. ‘부작용(side effect)’은 의약품을 정상적인 용량에 따라 투여할 경우 발생하는 모든 의도하지 않는 효과로, 의도하지 않는 바람직한 효과를 포함한다. ‘이상사례(adverse event)’란 의약품의 투여·사용 중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고 의도되지 아니한 징후, 증상 또는 질병을 말하며, 해당 의약품과 반드시 인과관계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약물 부작용으로 표현하나 ‘이상사례’가 정확한 표현이고, 이 중 해당 의약품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 ‘약물이상반응(adverse drug reaction)’이라 한다.(4) 이상사례 중에서 자발적으로 보고된 경우 의약품과의 인과관계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에도 약물이상반응으로 간주한다.(4)
의약품안전규칙 제46조(안전관리책임자 등)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1명 이상의 안전관리책임자를 둬야 한다고 명시했고, 제47조는 안전관리책임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다음 각 호로 언급했으므로 제약회사 안전관리책임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5)
- 1호. 시판 후 안전관리업무를 철저히 할 것.
- 2호. 의약품 판매 등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지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말 것.
- 3호. 별표 4의3의 의약품등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을 준수할 것.
- 4호. 시판 후 안전관리 업무 기록을 작성하고,조치가 완료된 날부터 3년이상 보존할 것.
- 5호. 위해성 관리계획을 제출한 의약품의 경우 위해성 관리 계획을 작성하고, 계획을 이행할 것.
또한 의약품안전규칙 제48조와 제60조는 시판 후 안전관리와 관련해 각각 제조업자와 수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동일하게 명시했다.(5)
-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과 관련된 새로운 자료를 입수하거나 정보사항 등(부작용 포함)을 알게 된 경우와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평가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한 경우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KGVP)에 따라 보고하고 적절한 조치를 할 것.
-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위해성 관리 계획(Risk Management Plan: RMP)을 이행할 것(RMP를 제출한 경우).
- KGVP에 따라 의약품에 대한 안전정보를 수집·평가하고, 적절한 안전대책 수립 등 시판 후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할 것.
약사법 제68조의8(부작용 등의 보고)은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의약품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의심되는 질병·장애·사망 및 기타 이상사례를 알게 된 경우 의약품안전관리원(이하 안전원)에 보고해야 한다.(3)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는 ‘중대한’ 질병·장애·사망 사례를 알게 된 경우 안전원에 보고해야 하며, 중대한(serious) 사례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례를 말한다.(3,5) 의사나 약사가 모든 이상사례를 자발 보고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므로 중대한 사례만이라도 보고하라는 취지이다.
- 1호. 사망을 초래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사례.
- 2호. 입원 또는 입원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사례.
- 3호. 지속적 또는 중대한 불구나 기능저하를 초래하는 사례.
- 4호. 선천적 기형 또는 이상을 초래하는 사례.
- 5호. 기타 약물 의존성이나 남용의 발생 또는 혈액질환 등 그 밖에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황이 발생해 치료가 필요한 사례.
안전성 정보는 보고 기한이 중요한데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이 아닌 경우 매 분기 종료 후 1개월 이내에 안전원에 보고해야 하고, 중대한 경우 약물이상반응을 알게 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안전원에 신속 보고해야 한다. 외국에서 발생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을 알게 된 경우도 동일하다.(4) 전자보고를 위한 구체적인 XML 화일의 생성 기준과 등록절차 등에 대해서는 ‘약물이상반응 및 이상사례 전자보고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6)
식약처는 2016년 11월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정회원 가입 후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를 위한 국제표준서식인 ‘E2B(R3): Electronic transmission of individual case safety reports(ICSRs)’가 적용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시스템 안정화 및 개선을 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 2021년 6월 1일부터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 선진화 시스템을 실제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7) 아래 그림과 같이 신규 시스템이 추가됐고, 당분간 기존 시스템과 병행 운영되나 추후 E2B(R3)를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7) 이번 시범사업 실시로 대량의 부작용 정보를 자동화·표준화해 자료의 관리 및 분석을 용이하게 하고, 유의미한 안전성 정보의 정확한 탐지로 의약품 안전관리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환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성 정보 수집 및 전주기에 걸친 안전관리를 위해 의약품 안전관리 규정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이에 따라 의학부 약물감시 업무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약물감시 업무에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므로 앞으로 이 분야가 각광받을 것이다. 이상사례 수집과 안전성 정보 분석은 제약회사의 책임이지만 이를 위해 의료기관, 의사·약사, 환자들의 적극적인 자발 보고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1.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4]. 2019. 12. 06.
2.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 시판후 안전관리 기준 개요 및 향후 계획(식약처 설명회 발표 자료). 2016. 11. 04
3. 약사법. 제37조의3,제68조의8. 2021. 04. 08
4. 의약품 등 시판 후 안전관리 기준. 2021.03. 08.
5.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6조,제47조,제48조,제60조, 제84조. 2021. 04. 15
6. 식품의약품안전처. 약물이상반응 및 이상사례 전자보고 가이드라인. 2020. 11.
7.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 개편 알림. 2021. 05. 28.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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