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갈 수 있었다면, 그분의 마지막은 달라졌을까요
[메디게이트뉴스] 며칠 전 뉴스에서 동자동 쪽방촌의 한 남성분이 집 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초생활수급자였고 당뇨병과 췌장염, 알코올 의존까지 앓고 계셨다고 했다. 제가 일하는 지역은 아니었지만, 뉴스를 보며 자꾸 마음이 무거워졌다. 만약 누군가가 그분의 방 문을 두드렸더라면, 만약 제가 그 근처를 돌보는 간호조무사였다면, 정말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었을까. 나는 현재 방문간호센터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다. 하루에도 여러 집을 방문한다. 환자의 고혈압 약을 챙겨드리고, 상처 소독을 해드리고, 식사량이나 통증을 물어보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함께 가드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약보다 말을 더 많이 건낸다. “괜찮으세요?”라는 한 마디에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제가 하는 일이 간호 이상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안에서는 간호조무사로서 방문간호 업무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 외 영역에서는 여전히 역할이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주민 2025.05.20
이재명 후보 공약 실효성 있으려면...의사 증원 전면 중단하고 건보재정 대책 마련부터
[메디게이트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의료 공약은 크게 ▲사회적 합의 기반의 국민 중심 의료 개혁 ▲보건의료노동자 권리 보장 ▲지역 필수의료의 지방 분권형 강화 ▲소아·분만·응급의료의 국가 책임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및 간병비 부담 완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재정 지속 가능성 확보 등 6가지로 이뤄졌다. 실현 가능성을 알아보고 대안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1. 사회적 합의 기반의 국민 중심 의료개혁은 '불가능' 의료 개혁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정치권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집권시기 내에서 성과를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개혁 추진이 어렵다. 특히 국민 중심 의료 개혁은 많은 재정 투입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재원 마련과 재정 부담 분배 문제는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의료개혁은 정치적 이슈와 직결돼 있으며, 정권 교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차질을 빚거나 좌초될 수 있다. 이처럼 의료개혁은 복잡한 구조적· 2025.05.15
한국 여성 10명 중 4명, 일주일에 3일 이상 잠들거나 유지하는데 어려움 겪어
[메디게이트뉴스]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일, 가족에 대한 책임, 사회적 의무 등으로 인해 수면은 종종 희생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로감을 느끼는 문제가 아니라 특히 여성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발표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레즈메드가 최근에 실시한 글로벌 수면 설문조사 결과, 한국은 광범위한 수면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일주일에 최소 세 번 이상 잠들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 수면 패턴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41%가 일주일에 3일 이상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31%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40%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남성은 34%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 정신 건강 문제, 그리고 돌봄 책 2025.05.14
"정치적 격변기, 의료문제 개선 기회로..치밀한 작전과 신중함으로 의료계 단일 요구안 만들자"
[메디게이트뉴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난장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혼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으로 큰 사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바람에 의료붕괴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형국이다. 도대체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나라인지도 의심스러운 상황까지 벌어지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막장 드라마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마치 통 안의 먹이를 놓지 않으려고 위험한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움켜 쥔 주먹을 빼지 못하는 탐욕스러운 원숭이의 덫 우화가 연상된다. 최근 두 거대 정당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보면 민주당은 ‘탄핵, 국힘당은 ‘배신’이라는 단어이다. 그래서 이러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정치행태를 바라보는 국민은 정치에 대한 염증으로 머리가 아프다. 국회에서 압도적 숫자의 의원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법안들을 빛의 속도로 통과시키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 검사 2025.05.13
정부 주도 ‘의료 불평등’ 제도화
[메디게이트뉴스] 우리나라는 이웃 국가인 일본, 타이완과 같이 소위 ‘의료격차’가 낮은 보건의료 기반이 모범적이고 우수한 국가 중 하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속칭 뺑뺑이와 응급이 아닌 소아 외래 진료가 대기 없이 실시간으로 처리되지 않았다는 악성 민원을 이유로 그 원인을 심각한 의사 부족이라는 문제로 단순히 귀결시켰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공공의대 재탕 타령을 복수의 국립의대 설립으로 포장해 대선 표심잡기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 볼셰비키 혁명과 제1차 세계대전은 모든 노동자에게 평등한 의료를 보장한다는 정치 구호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1920년대 무상으로 모든 의료를 해결하겠다는 사회주의의료(socialist healthcare)가 출현했다. 공교롭게도 1920년 영국의 도슨(Dawson)이 의료 제도화와 전달체계를 주장했던 것과 비슷한 시기였다. 세계 최초의 보건부 수장인 소련의 Nicolai Semashko가 설계한 야심찬 사회주의 의료계획은 장기간 지속된 내 2025.05.12
업무개시명령 폐지보다 더 중요한 것
[메디게이트뉴스] 의사들은 파업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의사들이 많다. 사실이 아니다. 의사들도 보건의료노조처럼 파업할 권리가 있다. 다만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도, 갖춰본 적도 없을 뿐이다. 업무개시명령 때문에 의사들은 파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역사상 업무개시명령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단 한건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에게 내려지는 업무개시명령은 의료법 제59조에 근거한다. 이 조항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업무개시명령 때문에 의사 파업이 불가능하다면 간호사도 파업을 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핵심에는 간호사가 있다. 업무개시명령 때문에 파업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2020년과 2024년의 전공의 투쟁 어디에도 ‘파업’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2020년 당시에는 파업이 합법적인 절차를 2025.05.06
새로운 의료장비 도입 위해선 'CT수가 다양성' 필수적
[메디게이트뉴스] 2025년은 해방과 동시에 탄생한 대한영상의학회가 80 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대한영상의학회는 그 동안 대한민국의 영상의학의 발전을 이끌며 세계 최고 수준으로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는 학회 뿐만 아니라 각자 세부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한 결과이며, 그 배경에는 CT, MRI, 초음파 등의 최신의료영상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효율을 중시하는 한국 의료 시스템 사이의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국민 단일건강보험 체계는, 저비용으로 영상검사의 문턱을 낮추고, 균질한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낮은 원가보전율과 행위별 수가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공급자가 필요 이상으로 서비스를 권유하는 공급자 유발 수요의 위험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CT 보유 대수는 2022년 기준, 인구 100만 명당 44.5대 (OECD 평균 27.3대)에 해당하여 양적으로는 2025.04.25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위한 유지 비용
[메디게이트뉴스] 캐나다 의사들은 의사 활동을 위해 다양한 기관에 회비를 납부한다. 의사면허 소지를 위한 면허기구, 전문의 자격 표기를 위한 캐나다전문의학회, 이익단체인 주 단위 의사회와 캐나다 연방의 의사회(Canadian Medical Association), 그리고 전문 과목별 의사회에 각각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물론 의사회라는 이익단체와 전문과목별 의사단체의 가입과 회비 납부는 의무 사항이 아닌 본인의 선택이다.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각종 회비를 보면 우선 주 단위 면허기구에 매년 납부하는 의료 활동에 대한 비용, 즉 면허등록비가 있고 의료배상기구 의무가입으로 인한 배상조합비, 그리고 명함의 이름 뒤에 표기하는 캐나다 전문의 표기인 FRCSC, FRCPC를 사용하고 전공의 교육을 위한 회비가 의무로 납부해야 하는 항목들이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부유한 주로 꼽히는 온타리오주 의사회(Ontario Medical Association)의 연간 회비는 캐나다 달러로 2025.04.25
공공의대 신설은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디스토피아의 화룡점정이다
[메디게이트뉴스] 지난 20여년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공공의대 신설이 조기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언론 기고를 통해 오랫동안 반대 주장을 해왔던 나는 이제 이 주제에 대해 같은 주장을 반복적으로 펴는 것에 대해 자괴감마저 든다. 공공의대, 공공의료를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공공의료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 건지 매우 의심스럽다. 다시 말하자면 그 목적이 공공의대에서 공무원 의사를 많이 배출해 정부기관에서 맘대로 소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진정 국민을 위한 발상이라고 할 수 없기에 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공공의료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공적재정(public fund)으로 공급되는 의료를 모두 공공의료라고 정의되는 데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 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고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 모두가 국가건강보험에 가입한 우리나라에서 제공되는 모든 의료는 의료기관 설립 자본의 출처가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이미 모두 공 2025.04.23
한때 대학병원 교수라 불렸던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칼럼은 허윤정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인의 허락을 받고 재인용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학생도 전공의도 없는 곳에서 스스로를 교수라고 칭하자니 면목이 없어 일단 저 자신을 대학병원 직원이라 부르기로 합니다. 지금 당장 대학병원 직원들이 착수해야 할 작업은 주 64시간에 맞춰 전공의 수련 커리큘럼을 짜는 일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80시간에서 더 줄이면 부실이다, 영국은 8년이다, 라떼 K-의료의 영광은 어쩌고 이런 소리 하고 있을 시간에 오로지 교육, 교육, 교육. 이 땅에 ‘전공의’라는 직업이 다시 생기게 하려면 의사와 비의사의 업무를 분류하고, 정말 교육적인 업무만 솎아내는 작업만 해도 하루가 모자라야 맞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왜 움직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요.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자신의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될 첫 번째 세대입니다. MZ 세대가 정말로 그 이전 세대보다 유독 자기애적이고 물질주의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천만에요.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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