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마이데이터, 환자 여정을 잇는 가장 강력한 도구
[메디게이트뉴스] 2025년 시행된 전(全)분야 마이데이터 제도는 국민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출발이다. 데이터 주권을 정보 주체인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는 그 자체로 큰 가치를 지니며, AI 시대의 의료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기반이다. AI가 진료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병원 안에 축적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상 속 라이프로그, 검진 기록, 투약 이력, 예방접종 정보 등 흩어져 있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가 함께 연결될 때 비로소 질병 예측, 맞춤형 건강관리, 신약 개발과 같은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마이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본질적 효용이다. 물론 의료 데이터의 민감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의료 마이데이터 전송 체계는 본인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하며, 엄격한 인증을 통과한 기관과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다. 위반 시 처벌 규정도 강화돼 있다. 또한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2026.06.01
'좋은 의료' 향한 영국의 NE(절대 불가 사건) 해법과 고민
[메디게이트뉴스]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민보건서비스)는 이른바 '절대 불가 사건'에 대한 제반 정책(Never Events policy and framework)을 명시하고 있다.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 사건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특히 이러한 사건을 어떻게 식별하고 이에 대한 조사와 대응은 어떻게 하는지를 세세하게 기술한 것이다. NHS가 재정을 투입한 모든 의료 서비스가 그 적용 대상이다. NHS의 절대 불가(Never Events, NE) 사건 목록은 지난 2009년에 처음 발표했으며, 이후 임상 및 안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발전함에 따라 여러 차례 수정됐다.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사건'은 환자 안전사고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국가 차원에서 이미 강력한 시스템적 보호 장벽을 제공하는 지침이자 권고사항이다. 따라서 영국에서 모든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이를 따라야 하기에 완전히 예방 가능한 사건으로 정의된다. 부연하면, 절대 불 2026.06.01
대치동에서 핫한 '헝가리 의대', 왜 우회로는 막히지 않나
[메디게이트뉴스] 드디어 메이저 언론에도 보도됐다. 사교육 꿀팁으로. 대치동에서 '자녀 쉽게 의대 보내는 방법'으로 핫한 헝가리 의대가 소개됐다. 사실 대치동에서 유명해진 지는 오래됐다. 재작년 주목받았을 때만 해도 의대 정원 이슈에 매몰돼 이기적인 의사들의 '의사 줄이기'로 오해받았다. 그런 오해가 이제 슬슬 걷히고 있다. 2021년부터 헝가리 의대 이슈를 다루면서 나름대로 고초가 많았다. 신상이나 개인사가 외부에 알려지기도 했고, 한 번씩 익명으로 연락을 받기도 했다. 밤길 조심하라는 식의 내용이었는데, 별것 아니라면 아니지만 그들의 부모가 의사 선배들이라 생각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 개원해서 병원이 잘 되고 있으면 모를까, 전문의를 따더라도 봉직의 신분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헝가리 의대, 무엇이 문제인가 헝가리 의대는 2022년부터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 사이에서 이미 뜨거운 이슈였다. 다수의 유학생이 현지에서 의료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2026.05.26
보복성 환자 안전 파괴와 성숙한 ‘Just Culture’
[메디게이트뉴스] 인간은 흔히 착각, 기억 혼돈, 혹은 '깜빡했다'라고 표현되는 다양한 실수 등 각종 ‘오류(human error)’를 범한다. 오류는 범죄와는 다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 실수이며 어떤 실수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까지 인간의 오류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위험 행동은 정상적인 절차를 고의로 뛰어넘거나, 규정을 우회하는 것이다. 의사의 무모한 행동은 음주 진료나 고의로 의료표준이나 규정을 무시하는 행위 등 ‘고의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미국의 David Marx는 “오류(human error)와 위험한 위반(recklessness)은 엄연히 다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기에 흔히 표현되는 단순 실수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지난 2000년 BMJ(British Medical Journal)는 현대 의료의 약 10% 포인트 범위는 ‘오류’라는 표현의 대표적 근거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영 2026.05.25
실제 임상 현장과 의료 감정의 벽…의료 붕괴 가속하는 비현실적 법 적용
[메디게이트뉴스] 지난 2009년 1월 15일 항공편 ‘US Airways Flight 1549’는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하여 샬럿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공기 이륙 직후 충분한 비행 고도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행하게도 기러기 떼와 충돌하며 비행기 양쪽 엔진이 거의 동시에 정지하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직면했다. 사고 당시 비행 고도는 매우 낮았고, 특히 뉴욕 상공을 지나는 상황에서 자칫 도심지에 추락할 수 있는 위기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기장의 즉각적인 판단이 필요했다. 도심 불시착을 염려한 관제탑에서는 라과디아 공항으로 복귀하거나, 다른 인근의 테터보로 공항 착륙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기장은 엔진 출력이 거의 없고, 충분한 비행 고도가 확보되지 못한 점, 선회 비행 시에 발생하는 위험성 등을 고려해 공항까지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분초를 다투는 극한의 상황에서 이 같은 고도의 ‘전문적 판단’을 내리는데, 망설임은 허용되기 어렵다. 결국 기장은 허 2026.05.22
“의사는 신이 아니다” 환자 사망에 따른 의사의 정서적 반응 분석 연구
[메디게이트뉴스]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사망했을 때 의사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다른 임상 분야에 비해 환자 사망 사례를 비교적 많이 경험하는 암 관련 전문의를 중심으로 ‘환자 사망에 따른 의사의 정서적 반응’에 관한 연구 논문이 등재되고 있다. 실제로 환자의 죽음을 직접 경험한 의사들의 ‘감정적 경험’을 직접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드물다.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의사 497명을 대상으로 10가지 사망 시나리오에 직면한 의료진의 감정을 조사하고, 그 감정적 여파와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다. 의사들이 느끼는 감정은 개인적인 나약함이나 전문성 부족의 징표는 아니고,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인간적인 반응이다. 연구의 핵심 결과를 보면, 환자 사망의 각 유형에 대한 의사의 뚜렷한 감정적 양상이 포착됐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의사는 환자의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죽음에서 심각한 무력감을 경험한 2026.05.15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정 산소치료에 남긴 것 — Long COVID 저산소혈증
[메디게이트뉴스] 감염병 대유행이 가정 산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냈다. 2023 Year in Review(Wiley K et al.)와 PHOSP-COVID 코호트 데이터 중심으로 2020~2022년 COVID-19 팬데믹은 의료 시스템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했지만, 동시에 가정 산소치료와 원격 모니터링 분야의 발전을 수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팬데믹 이전에는 가정 산소치료가 주로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 처방 중심이었다면, COVID-19는 급성 감염 이후 가정에서 산소 모니터링을 받는 새로운 환자 유형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 경험은 가정 산소치료 인프라 전반을 점검하고 재설계하는 계기가 됐다. 팬데믹 초기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은 COVID-19 환자의 '사일런트 저산소혈증(silent hypoxemia)' 문제에 직면했다. 심한 폐렴에도 불구하고 호흡 곤란을 자각하지 못하면서 산소 포화도가 위험 수준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영국, 2026.05.14
의료기관 CCTV 운영 시 주의해야 할 법적 쟁점
[메디게이트뉴스] 의료기관 CCTV 운영은 단순한 시설관리 수단을 넘어, 개인정보보호법ㆍ의료법ㆍ형법이 교차 적용되는 복합적인 규제 영역이다. 특히 병원은 수술실뿐 아니라 진료구역, 회복실, 탈의 공간, 직원 전용 구역 등 다양한 공간이 혼재돼 있어 설치ㆍ운영ㆍ열람ㆍ보관 전 단계에서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판례와 행정처분 사례를 종합하면, 의료기관 CCTV는 '어디에 설치했는지'뿐 아니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고 활용했는지'까지 폭넓게 규율된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먼저 설치 단계에서는 공개 장소와 비공개 장소의 구분이 핵심이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은 사업장 내 CCTV와 관련해 비공개 공간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이 수집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상 적법한 수집 요건을 충족해야 함을 전제로 판단하였다. 이 판례의 취지에 비춰 보면 병원 내부 진료구역, 직원 전용 공간, 보호자 출입이 제한된 구역 등은 단순한 시설관리 목 2026.05.14
의료체계의 흔들림, 이제는 붕괴의 단계다
[메디게이트뉴스] 의료체계는 어느 날 갑자기 붕괴하지 않는다. 지역의 분만 인프라가 약화되고, 신생아중환자실의 인력과 병상 운영 여건이 흔들리며, 응급의료체계의 공백이 누적되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무너진다. 현재 우리 의료현장에서 나타나는 여러 징후는 더 이상 개별 의료기관의 일시적 어려움으로만 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탱해야 할 국가 의료체계 전반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엄중한 신호이다. 이러한 위기의 배경에는 의료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은 양적 접근만으로는 의료현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교육을 담당할 교수 인력과 수련 기반, 분만과 응급을 지탱할 필수의료 인프라, 그리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면, 의료체계의 불안정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단순한 수치 조정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2026.05.13
응급실 주취환자와 집행유예 판결문
[메디게이트뉴스] 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수의사가 부러워지는 순간이 한 번씩 찾아온다. 취객과의 소통은 말 못 하는 강아지와의 대화보다도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주인을 물려는 불독에게 의자를 집어 던지는 강형욱 씨의 영상을 보면서도, 솔직히 만취 환자보다 차라리 불독이 대하기 쉽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독은 그것이 폭력일지라도 대화수단이 존재는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판결이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1차례 CT 촬영 후 퇴원했는데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 사건이었다. 응급실에 내원한 주취 환자에 대해 적절한 신경학적 검사 없이 CT만 시행한 후 퇴원시켰고, 이후 환자에게 뇌경색으로 인한 마비가 발생했다. 담당 의사 2인에게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환자의 최종 진단명은 척추동맥 박리에 의한 소뇌경색으로, 20대 환자에게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형태였다. 게다가 일반적인 소뇌경색에서는 잘 동반되지 않는 복통까지 호소하던 환자였다. 이런 환자에서 처음부터 뇌경색을 의심하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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