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병원…줄이고 또 줄여야 살아남는다
정영호 IS한림병원장 "품질의 시대 가고, 비용의 시대 도래"
품질 무한경쟁이 난무한 '품질의 시대'가 저문 요즘, 위기의 병원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인천 IS한림병원장)은 '대한병원협회지 3~4월호'에서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료와 품질 면에서 의료소비자의 욕구를 모두 만족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만들어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의료기관들은 정부의 각종 인증‧평가와 병원 줄세우기 정책으로 인해 무분별한 품질 경쟁을 펼쳤고, 그 결과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정 위원장은 2000년 건강보험법 제정 이후부터 현재까지 15년을 3단계로 분류했다.
2000년부터 10여년간을 '공급의 시대', 그 후 약 5년을 '품질의 시대', 그리고 이제 막 '비용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공급량을 늘리기만 하면 국민들의 의료수요가 하염없이 받쳐주던 '공급의 시대'는 이미 끝났고, 규모와 품질의 무한경쟁이 난무했던 '품질의 시대'도 저물어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젠 비용 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만이 병원의 살길이 되는 '비용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가격(진료비)과 품질면에서 의료소비자의 욕구를 모두 충족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만들어 내는 병원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못 박았다.
일본은 'Down Sizing'으로 살아남았다
그는 위기 극복 방안으로 'Down Sizing'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보다 15~20년 먼저 인구고령화와 경기 침체기를 겪은 일본에서는 병원들이 'Down Sizing'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
정 위원장은 "'Down Sizing'이란 단어가 얼핏 들으면 단순히 병원의 규모를 줄인다는 뜻으로 들리지만 진정한 의미는 병원의 모든 기능을 극도로 효율화해 병원의 운영체계를 압축한 저비용, 고효율 체계로 바꾸면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물량 증대를 통한 원가 낮추기와 비급여를 통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는 비용절감만이 유일한 해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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