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GSK가 국제 학술지에 호흡기질환 삼제요법에 대한 주요 임상 결과를 발표했지만, 동시에 임상시험 설계를 비판하며 추가 근거를 요구하는 해설이 게재됐다.
GSK와 이노비바(Innoviva)는 23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악화 이력이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IMPACT 연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1일 1회 사용하는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ICS)+장기지속성 무스카린 길항제(LAMA)+장기지속성 베타 항진제(LABA) 삼제요법(플루티카손, 유메클리디늄, 빌란테롤, FF/UMEC/VI)과 렐바(FF/VI), 아노로(UMEC/VI)를 52주간 비교한 연구로 일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연간 중등증/중증 COPD 악화 빈도였다. 이차 및 기타 유효성 평가 변수는 폐기능, 삶의 질 지표, 모든 원인에 의한 원인 사망률 등이었다.
환자 1만 355명이 포함됐고, 무작위로 삼제요법군(n=4151), ICS+LABA군(n=4134), LAMA+LABA군(n=2070)에 배정됐다.
삼제요법, 중등증/중증 악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보여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COPD 입원(중증 악화)은 LAMA+LABA보다 34% 낮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ICS+LABA와는 통계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으나 13% 감소했다.
연구 중 탈락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흡입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 투여군에서 아노로 투여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의 의미 있는 감소가 관찰됐다. 또한 삼제요법군에서는 아노르 투여군과 비교해 탈락하지 않은 환자군 대상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42.1% 감소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관찰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탈락 환자들에 대한 자료 분석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며, 이후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GSK 호흡기 연구 개발부 총 책임자인 데이브 알렌(Dave Allen)은 "입원을 방지하는 악화의 감소는 COPD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폐기능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IMPACT 연구는 삼제 복합제가 악화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 이러한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NEJM에 본 연구가 게재된 것은 COPD 치료에 도움이 되는 근거(evidence)를 더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삼제요법 지지 근거 약해…GOLD 저자들도 연구 필요성 강조
그러나 같은 날 NEJM의 편집장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제프리 드라젠(Jeffrey M. Drazen) 교수와 미국 맥길대학교 임상역학센터소장인 새미 수이사(Samy Suissa) 교수는 관련 논평에서 임상 설계를 비판하고, 삼제요법의 효과 과장 가능성을 우려했다.
COPD 가이드라인에서는 LAMA나 LABA와 같은 장기지속성 흡입 기관지확장제 가운데 하나를 초기 유지요법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부적절한 폐 기능이나 질병 악화에 의해 질병이 관리되지 않을 때 둘의 병용을 권장한다.
드라젠 교수팀은 "COPD 치료에서 LAMA와 LABA의 역할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합의돼 있지만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의 역할은 보통의 효과와 안전성, 특히 폐렴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최근 글로벌 지침인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기관지 확장제 치료를 최대한 했음에도 악화가 잦고 폐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환자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ICS+LAMA+LABA 삼제요법을 지지하는 근거는 약하며, GOLD 가이드라인 저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악화에 ICS+LABA가 LABA+LAMA보다 우수…FLAME과 대조
IMPACT 연구에서 중등도 또는 중증 악화 발생률은 삼제 병용요법이 연간 0.91, LAMA+LABA군 1.21로 3제 치료법이 25% 낮았다. ICS+LABA도 연간 1.07로 LAMA+LABA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에 악화 예방에서 ICS+LABA 대비 LAMA+LABA의 혜택을 보여주는 FLAME 연구 결과와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IMPACT 연구팀은 "두 임상 시험의 결과 차이는 환자 집단과 임상 설계 차이때문일 수 있다"면서 "FLAME 연구에서 모든 환자는 1개월 시험 전단계(run-in period) 동안 티오트로피움으로 치료를 받았다. 따라서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기 필요한 모든 환자는 시험 전단계 동안 악화 및 폐기능 감소를 보였을 수 있으며, 연구에서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를 중단하지 못한 환자는 일부러 등록하지 않아 편향된 환자 집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조적으로 LAMA+LABA군에 배정됐고 이전에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를 투여받았던 환자들은 갑자기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를 중단해야 했지만,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군 환자는 계속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IMPACT 연구팀은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의 갑작스러운 중단이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군의 LAMA+LABA보다 낮은 악화율을 나타내는데 기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제 병용치료군에 배정되거나 이전에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LABA나 LAMA는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임상시험 설계를 사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삼제요법 효과 과장 가능성…아직은 GOLD 2017 가이드라인 따라야
드라젠 교수팀은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의 40% 가까이가 삼제 병용요법 치료를 받았고, 70% 이상은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를 투여받았으며, 천식 병력이 있는 환자가 포함돼 있어 IMPACT 연구 결과를 해석하기 까다로웠다"면서 "LAMA+LABA군에 배정된 환자 중 다수가 실제로 탈락했고, 무작위 배정 시점에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가 갑자기 중단됐는데, 이는 COPD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데이터를 보면 임상 시작 시점에서 대상자의 38%가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가 포함된 삼제요법을 받고 있었고, 29%는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와 LABA, 8%는 LAMA+LABA 치료를 받았다.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가 포함된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는 7000명이 넘었다.
드라젠 교수팀은 "천식에 대한 표준 정의를 충족시키는 환자가 일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이 임상 설계의 기이한 특징(peculiarity)은 LAMA+LABA군에서 무작위 배정 후 첫 달에 관찰된 악화의 급상승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추적관찰 11개월 동안 LAMA+LABA군의 악화 발생은 삼제요법군과 거의 동일했다"며 "따라서 임상 설계의 이러한 측면은 LAMA+LABA군과 비교해 삼제 병용요법의 혜택이 거짓 과장(falsely exaggerating)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IMPACT 연구에 선별된 환자는 대부분 이미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일부는 천식 병력이 있어 자연적인 인구집단이 아니며, 삼제 요법의 효과를 인위적으로 과장됐을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IMPACT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 단일 흡입 삼제 치료법 사용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폐렴 발생률도 삼제 병용요법군이 LAMA+LABA군보다 50% 이상 높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평가되는 폐렴 발생률은 삼제요법군 4%(n=184) ICS+LABA군 4%(n=152), LAMA+LABA군 3%(n=54)였다.
분석 결과 흡입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군에서 폐렴 빈도가 높았고, 임상의에 의해 진단된 폐렴 위험은 삼제 병용요법에서 LAMA+LABA보다 53% 유의하게 높았다. 삼제 병용요법과 ICS+LABA군의 폐렴 위험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드라젠 교수팀은 "추가 근거가 있을 때까지 GOLD D군에 제한하는 등 GOLD 2017 가이드라인에 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 흡입기 삼제 복합제가 COPD 치료에서 간단함을 주지만 삼제 치료가 GOLD A, B, C군으로 확대되면 잠재적인 혜택이 소실될 수 있고, 과도한 위험이 유발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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