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은 아주대병원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외부인으로서 견해를 밝히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가 발표한 “언어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다.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유희석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성명에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직장 내 욕설과 언어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전의교협의 성명 취지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비친 이번 사건의 이면을 더욱 자세히 평가해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
성명서에서 밝힌 의대 교수의 진료가 정말 봉사의 일환인가. 그렇다면 이 사실을 병원 경영진에 당당히 밝히고 행동하는 것이 후학을 교육하고 연구하며 진료하는 교수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현재 대형병원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서 의대 교수는 봉사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동료 의사나 국민이 과연 얼마나 동의할지 의문이 든다. 이런 성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행동으로 실천하기 바란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명서에도 언급됐지만 국민건강보험 체계에서 발생한 저수가에 대해 그간 침묵으로 일관한 전의교협이 진정으로 경영진의 고민을 이해하고, 동료 선·후배의 고민과 미래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걱정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말 그렇다면 저수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개선책을 만들어 개혁해 줄 것을 기대한다. 만약 전의교협이 이런 후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성명서를 통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수가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해야 전의교협이 지적한 병원 경영과 수익에 치중하는 병원 경영진의 퇴행적 행태 비판에 공감할 수 있다. 환자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료의 기본적 가치라는 측면을 강조한 의대 교수의 생각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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