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대교육자문단에 의대생 위원 4명 추천하라더니..."8명 추천하면 교육부가 4명 고른다"?
의대협 측에 4명 이상 2배수 위원 추천 주문…'깜깜이' 의료계 위원 추천 기준에 강경파 위원 배제 의혹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교육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대교육자문단이 7월 중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교육부가 의대생들에게 8명의 위원을 추천하면 이들 중 '선택적으로' 4명의 위원을 뽑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의대교육자문단은 꾸려지기도 전부터 교육부 입맛에 맞는 '위원 추천'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자문단 위원 추천 데드라인은 27일이다.
의료·의학계 등은 자문단 논의를 시작으로 1년 4개월여 간 이어진 의정갈등 해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일부 가지기도 했지만, 정부 입맛에 맞는 위원으로만 자문단이 꾸려질 경우 정부와 의료계가 이견을 좁힐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26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교육부는 의료계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복수 위원을 추천하도록 하고 이들 중 '선택적으로' 위원을 위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교육자문단 위원은 정부 당연직 2명에 위촉직 13명,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위촉직은 의학교육계(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의학교육학회, 의학교육평가원 등) 4명,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 추천 의대생 4명, 의료계 전문가(의사협회, 병원장협의회 등) 추천 3명, 법률·언론 전문가 2명이다.
위원 위촉 대상 중 단연 이목을 끈 것은 의대생이 4명이나 포함된다는 점이었다. 정부는 자문단에 의학교육 당사자인 의대생 추천 위원을 다수 포함시켜 적극적으로 의대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의대생 위원 추천 과정이 선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대협 측에 위원 4명을 위촉하기 위해 8명의 후보군 추천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2배수로 추천된 위원 후보군 8명 중 교육부가 선택적으로 최종 위원 4명을 위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위원은 제외하겠다는 의혹도 나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위원 추천 단체를 알 수 없도록 깜깜이로 진행하고 위원도 여러 명을 추천하도록 해 자문단 위원을 자신들(정부) 입맛에 맞게 고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라며 "이대로라면 결국 자문단 회의 내용이 정부 뜻에 따라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원 추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자문단에 의료계 전문가 추천 위원은 3명이다. 그러나 해당 범주에 어떤 의료계 단체들이 포함되는지 기준이 없다 보니 단체들 사이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즉 의료계 전문가에 '의협과 병원장협의회 등 추천'이라고만 명시돼 있고 명확히 '어떤' 의료계 단체에서 '몇 명'의 위원을 추천 받아 위촉하겠다는 내용이 없어, 정부 입맛에 맞는 단체 위원 추천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협은 25일 추천위원으로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이우용 의협 부회장 ▲유임주 의협 학술이사, 총 3명을 선정했지만 이들 중 몇명이 최종적으로 자문단 위원에 위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계 전문가 추천 정원이 3명인데, 관련 단체에 정확히 어떤 단체들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다 보니 혼선이 있다. 정부는 추천 단체가 의협만 있는지, 병원협회나 다른 단체까지 포함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 추천 위원에 포함된 의료정책연구원 안덕선 원장은 "자문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요청서에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위원 추천 단체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 현재 학사유연화나 의대생 복귀방안 등 구체적 논의 보단 (커리큘럼 등) 교육적 측면의 논의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자문단이 구성되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자문단 논의 내용에 대해서도 "향후 구체적인 자문단 논의 내용이나 방향성은 전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학사 유연화에 대한 내용은 현재 기준으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의대생 복귀 방안이 논의될 것인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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