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한 환자보다 부위마취한 경우 사망률과 부작용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방시라·안은진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은 65세 이상 환자 9만6289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평가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나이와 성별 등 유사 조건을 가진 전신마취 수술 환자 2만5593명과 부위마취 수술 환자 7만696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부위마취 환자 사망률이 2.24%로 전신마취 그룹보다 사망률(2.55%)보다 낮았다. 수술 후 중환자실 입원율도 부위마취 그룹이 22.8%로 전신마취 그룹(31.4%)보다 8.6% 포인트 더 낮았다. 인공호흡기 착용률도 부위마취 환자에서 1.7%로 전신마취 환자그룹(4.7%)보다 3%포인트 낮았다.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도 부위 마취를 받은 환자군에서 더 낮았다. 노인 수술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인 섬망 발생률 또한 부위마취 그룹이 20.2%로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22.7%)보다 낮았다. 뇌출혈과 폐색전증도 부위마취를 받은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
고관절 골절로 수술한 환자의 전체 평균 나이는 79세. 사망률은 2.45%. 여성이 74.3%(7만1541명)로 남성 25.7%(2만4748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술은 대학병원급에서 72.5%(6만9814명), 종합병원 26.2%(2만5320명), 의원급 1.2%(1155명)에서 수술이 진행됐다.
안은진 교수는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취 방법의 특성이 달라 사망률과 부작용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하지만 혈액 저류, 혈액 응고 장애, 심장 판막 질환, 뇌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하반신 마취가 전신마취보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적절한 마취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신마취는 진통, 근육 이완, 진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마취 방법으로 수술을 하는 동안 마취제를 지속해 주입한다. 전신마취 도중 근육이완제가 투여되기 때문에 자발적 호흡을 할 수 없어 기계 환기가 이뤄진다.
부위마취는 수술 부위를 포함하는 부분에 국소적으로 마취를 하는 방법으로 고관절 수술 시에는 주로 하반신 마취를 시행한다. 하반신 마취의 경우 하지 쪽 신경만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마취약제에 의한 전신적인 작용은 없다. 또한 전신마취와 같이 깊은 수면을 하지 않아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방시라 교수는 "고관절 골절 수술 시 전신마취와 부위마취 선택에 대한 문제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 사이에는 지속적으로 논쟁거리다. 이번 연구는 임상적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의 한계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로써 고관절 수술 시 부위마취 환자에서 사망률과 부작용, 합병증 감소 등 수술 후 결과에 다양한 이점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관절 골절 수술 시 마취 유형을 주의 깊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이 발간하는 SCI급 'BMJ Ope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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