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잘못된 의료행위로 C형간염에 집단감염 됐는데, 정부는 원주 주민에만 치료비를 선지원하고, 다나의원 피해자에는 개인 소송이나 조정을 통해 해결하라고 한다."
서울 다나의원에서 만성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된 피해자들이 "주사제 부작용으로 시력 이상까지 왔지만, 5개월 넘게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빠른 보상을 촉구했다.
다나의원 피해자들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2일 서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피력했다.
환자에 따르면, 다나의원 피해자 97명 중 20명이 중재원에 조정신청을 제기했고, 10명은 소송중이며, 60여명은 감정 및 조정신청 절차가 더뎌지면서 사실상 포기상태다.
환연 안기종 대표는 "올해 1월, 3명이 먼저 중재원에 조정신청했다. 병원 과실로 인한 감염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증거자료가 있으며 역학조사가 3명"이라며 "원래 조정 법정시한은 4개월이지만 긴급사안인 만큼 2개월이면 가능해 3월에 보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명이 일단 조정을 받으면 나머지 피해자는 일사천리로 조정 받아 신약이 보험 적용 받기 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하지만 절차는 무척 더뎌 5월말 재검사 결과가 나온 후 결과에 따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말했다.
환자의 중간 감정서는 의사의 주사기 재사용과 감염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보상 여부와 혈중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 등을 감염 추정시기로부터 6개월 경과 시점에서 다시 확인한 후 최종 판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안 대표는 "피해자들이 법원이 아닌 중재원을 선택한 이유는 최장 4개월 이내라는 신속한 피해구제 기간 때문이었지만 중간감정서 대로라면 법정시한인 4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치료비 보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장이 자살한 원주시 한양정형외과 피해자들은 치료비를 우선 지원받고, 정부가 나중에 감염의 법적 책임자에게 지원 금액을 환수하기로 했다.
이날 참석한 다나의원 피해자는 "복지부가 신속한 치료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감염 책임자의 생존 여부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라며 "한양의원 피해자들은 원장의 사망으로 보상받을 가능성이 적으니까 치료비 지원을 하고,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중재원이나 법원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넌센스 같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환자들의 신약 사용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드문 유전자형인 1a형 감염자들로, 일부 환자들은 치료 시작 당시 완치할 수 있는 신약 '하보니'와 '소발디'가 급여화되지 않아 기존 약제인 인터페론 주사제로 치료를 시작했다.
또다른 다나의원 피해자는 "매주 월요일마다 주사 맞고 있는데 고열 부작용으로 시력이상, 피부질환, 탈모에 시달린다. 몸은 몸대로 축 나고 구직활동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5주차 치료 받던 중 앞이 보이지 않아 버스를 놓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부작용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성격이 점점 난폭해지고 계단 7개만 올라가도 다리가 벌벌 떨린다"면서 "부작용 없는 약으로 빨리 치료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4000만원 이상의 고가 약제 하보니와 소발디는 5월 1일부터 보험급여 적용을 받았다.
안 대표는 "조정절차 지연으로 5개월이 경과했지만 이 신약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한명도 없다"면서 "신속한 조정신청 개시와 신약 적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