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무좀에서 살아남기' 캠페인 진행...무좀약 독하다는 편견 등 인식 개선 노력
일반인은 물론 무좀 증상을 경험한 환자들 절반 가량은 흔히 알려진 무좀이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실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비율도 18.8%에 그쳤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무좀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제20회 피부건강의 날' 캠페인을 진행,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식도 조사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한 피부건강의 날은 피부건강의 중요성과 피부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대한피부과학회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대국민 피부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이다.
무좀은 피부에 발생한 진균 감염증으로, 사전적으로는 발에 발생하는 경우를 지칭하나, 다양한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때로는 손에도 유사한 병변이 발생하고, 발톱, 손톱을 침범하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피부사상균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가장 흔한 원인균은 적색 백선균(Trichophyton rubrum)으로 알려져 있다.
무좀 환자와 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하거나 수건, 신발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무좀의 증상 유형은 염증 없이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지간형, 발바닥이나 발 옆에 소수포가 발생하는 소수포형, 발바닥 전체에 걸쳐서 정상 피부색의 각질이 두꺼워지며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 등이 있다. 대개는 각 형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학회는 우선 무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알아봤다. 조사 결과, 무좀이 어떤 질환인지에 대해서는 무좀 경험자(경험자)의 43.7%, 일반인의 54%가 ‘들어는 봤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답해, 경험자, 일반인 모두 절반 가량이 무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좀’ 하면 연상되는 것으로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이라는 응답이 79.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외 청결하게 관리만 해도 나을 수 있는 질환 38%,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걸리기 쉬운 질환 36%, 습하고 더운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 35.2%, 한 번 걸리면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 30.9%, 건강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질환 30.3%, 간접 접촉으로는 전염이 되지 않는 질환 11.7% 등으로 응답해 무좀에 대해 아직도 잘못된 오해가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줬다.
무좀의 전염성에 대해서는 69%(매우 그렇다 26.2%, 그렇다 42.8%)가 전염성이 강한 질환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신체 어느 부위에 전염되는지에 대해서는 발이 85%, 손/발톱이 56.1%, 손이 34.1%, 신체 모든 부위가 19.4%로 응답했다.
‘무좀약은 독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응답자도 88.4%에 달하는 등 약에 대한 편견도 컸다. 들어본 무좀약의 부작용은 발진, 가려움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60.4%, 간이 나빠진다 48.5%, 속이 메스꺼워진다 31.8%, 면역력이 떨어진다 18.3% 등을 들었다.
부산백병원 피부과 김효진 교수는 "과거 항진균제 등의 치료제가 광과민증이나 간 손상을 일으켰던 것 때문에 약이 독하다는 편견이 많은데, 현재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들로 대체됐다"며 "피부과 약에 대한 많은 오해들이 약의 부작용을 환자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통념에 기인한다. 실제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부작용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무좀 치료에서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0.5%(그렇다 40.6%, 매우 그렇다 29.9%)로 대부분을 차지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었다. 아니다(아니다 8.6%, 전혀 아니다 0.6%)라는 응답은 9.2%에 불과했다.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더 빨리 나을 수 있어서가 3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외 의사 진단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30.7%, 더 안전하기 때문에 20.5%, 잘못된 치료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12.4% 등이 나왔다.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61.8%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라고 답했으며, 22.4%는 병원에 갈 만큼 심각한 질환이 아니고 15.8%는 전문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병원에서 치료해도 잘 낫지 않기 때문에 10.5%, 잘 씻고 청결하게 관리하면 나을 수 있기 때문에 5.3%) 것으로 나타났다.
무좀 경험자와 일반인이 경험한 관련 증상은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가려움이 각기 69.3%, 4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증상으로는 발 각질 심화(경험자 55.5%, 일반인 40.3%), 발 피부 표면 수포(경험자 49.7%, 일반인 28.2%), 손/발톱이 거칠어지고 부서짐(경험자 41.3%, 일반인 26.5%) 등이 있었다.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 후 경험자의 84.2%, 일반인의 70.4%는 무좀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연령이 낮을수록 무좀이 아닐 것으로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고, 여성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높았다.
하지만 이처럼 증상이 발현됐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는 18.8%에 불과했다. 약국에서 약을 구매했다가 49.9%, 온라인 및 SNS를 통해 검색이 7.3%, 민간요법으로 치료가 7.4%였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16.7%에 달해, 전문적인 치료 실천에 대한 인식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20-30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병원을 내원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가 50.1%, 약이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25.7%, 장기적인 치료와 약물 복용이 부담스러워서가 10.2%로 나타났다.
병원 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62.5%(만족스럽다 41.1%, 매우 만족스럽다 21.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3.6%였으며, 그 이유로는 증상이 재발되어서 66.7%,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서 16.7%,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 경험 16.7% 등을 들었다.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받을 예정이라는 응답은 69.6%, 아니다가 30.4%로 환자 10명 중 3명은 치료를 지속하지 않았다.
치료를 중단한 이유로는 증상이 호전돼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없을 것 같아서가 52.9%,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25.5% 등으로 나타났다.
김효진 교수는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항진균제, 항생제 등을 복용해 치료하는데, 다 나은 것 같아도 2-3주 간 치료를 지속해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인식도 함께 살펴봤는데 인식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서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83%였으며,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병원 간판 표기법을 살펴본다(60.1%)고 응답했다. 이외 피부과 전문의 자격증을 살펴본다(12.7%), 인증마크(로고)를 살펴본다는 응답도 6.6%로 나타났다.
다만, 피부과 전문의 병원으로 알고 방문했으나, 이후 피부과 전문의 병원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이유로는 피부과 의사는 모두 전문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48.9%, 피부과 전문의 병원의 정확한 구분법을 알지 못해서 37.6%, 피부 질환은 중증이 아닌 경우가 많아 전문의 병원에 반드시 방문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12.2% 등을 들어,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은 "무좀은 주변에 환자가 1~2명은 꼭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정확한 정보의 부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무좀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전문적인 치료에 대한 인식과 실천 정도가 낮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앞으로 학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무좀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 국민들이 무좀의 고충에서 빠르게 벗어나 소중한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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