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전공의 일반의 취업·입대·유학 고려…오늘부터 신청받는 의사국시도 의대생 95% 거부 의사 밝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오늘(22일)부터 모집정원을 7707명으로 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교육 보이콧과 함께 사실상 복귀하는 전공의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에 나선다.
지원한 전공의들은 병원별로 필기와 면접 등 채용 절차를 거친 후 최종 합격자를 선정해 9월 1일부터 하반기 수련에 들어간다.
복지부는 6월 4일 사직서수리 금지명령 철회에 따라 6월 17일 기준으로 사직 및 임용 포기한 전공의 7648명에게 동일 과목과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있는 수련 특례를 제공했다.
또 수련 병원장들이 요구했던 권역 제한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복지부는 최대한 많은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하며 교육을 거부하고 나서 분위기는 차갑게 얼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지난 20일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기 전공의에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의사를 미리 밝힌다"는 성명을 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수련병원을 두고 있다. 전공의 960명 중 881명을 사직 및 임용 포기 처리하고, 사직처리자 대비 115.7%인 1019명을 하반기에 모집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 병원 일부 교수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병원은 내년에 전공의들이 돌아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정원을 신청했지만, 이 자리는 세브란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자리"라며 "전공의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지원·지지할 것"이라고 사실상 교육 거부 선언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은 애초부터 돌아갈 명분이 없다며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공의들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와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주요 요구안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공의들은 복귀와 사직 모두를 거부한 전공의들을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한 수련병원장과 이를 명령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권 남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하기도 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들은 자유로운 몸이 돼 일반의로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입대나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련병원들은 물론 복지부도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늘(22일)부터 26일까지 접수 기간인 2025년도 제89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도 의대생들의 응시 거부로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 중 응답자 2903명의 95.52%(2773명)가 국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약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들이 올해까지 수련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의대생들마저 의사국시를 거부할 경우 이미 의료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대란이 더욱 극심해 질 것"이라며 "당장 신규 의사 3000명 배출이 끊기게 되고, 전문의 배출도 밀리게 된다. 내년에 증원된 숫자에 맞춰 신입 의대생들이 들어오면 의대 교육도 파행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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