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6 09:31최종 업데이트 22.03.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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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교수 "하반기 새로운 변이 유행...업데이트 백신∙경구용 치료제 중요"

중증화율 줄고 면역회피능력∙상대적 전파력 증가 예상...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약물적 중재 철저한 평가 필요

사진=대한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 온라인 중계 캡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훈 교수(가천의대 예방의학과)가 하반기 중 새로운 변이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5일 대한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연자로 나서 향후 코로나19 유행 양상에 대해 전망했다.

정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인공지능 활용 감염병 유행 예측 알고리즘 및 중재전략 효과 분석체계 개발 및 고도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반기 중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유행예측 모형의 일부분은 아직 동료평가를 받지 않아 유의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어제까지 발표된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유행 구간의 최정점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중요한 것은 유행이 지난 후 도래할 중환자와 사망자의 정점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그리고 중환자 정점이 지난 다음 새로운 유행이 도래하지 않을까에 대한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특히 향후 유행의 양상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을 예상하는 것이 정책 수립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변이라고 통용되는 새로운 변이의 우세 지속기간은 통상 10~14주 정도다. 국내에서 BA2(스텔스 오미크론)가 다음주 쯤 우세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때부터 초시계가 흘러가는 셈”이라며 “그 이후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기까지) 2~3달 사이에 어느정도 정책적 대응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음 변이의 중증화율은 최근 감염자가 늘어난 데다 백신 접종율이 높은 만큼 감소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다만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은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인 전파 능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데이트 백신 계획 수립∙​사회적 거리두기 등 평가...감염병 등급 조정은 준비된 후 시행해야

이에 정 교수는 향후 새로운 변이 출현을 앞두고 방역 측면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우선 방역 정책을 바이러스로 인한 본질적 피해를 줄여주는 약물적 중재와 피해의 도래 시점을 지연시켜주는 비약물적 중재로 나눴다. 그러면서 백신∙치료제 중심의 약물적 중재와 사회적 거리두기∙마스크 착용 등의 비약물적 중재 중 우리가 가진 수단을 어떻게 적용하고 준비할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먼저 “업데이트 백신 계획을 어떤 식으로 수립할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다음 접종은 같은 백신을 4번째로 가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다면 업데이트 백신의 가능성, 접종 대상, 시기를 빠르게 예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기에 더해 경구용 치료제의 효과적 비축방안, 경구용 치료제의 투약을 늘릴 수 있는 의료체계와 진단검사체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를 통해 중환자, 사망자수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비약물적 중재에 대해서는 그간의 효과와 피해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회의 장기적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비약물적 중재 중 가장 비용효과성이 높은 마스크 착용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완전한 평가가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분명 효과도 있었고, 거기에 따른 비용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시행된 정책들이 어떤 효과와 대가를 치렀는지를 평가하고 이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최근 거론되고 있는 감염병 등급 조정에 대해서는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정 교수는 “우리가 등급을 바꾼다고 해서 감염병의 본질의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등급) 변화는 준비가 된다면 갈 수 있지만, 먼저 시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준비나 행정적 부담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책 신뢰도 회복∙고위험군 보호는 과학적 근거 기반이 열쇠...경구용 치료제는 쓸수록 이득

정 교수는 이 외에도 백신접종∙자연감염 후 면역의 감소 정도 평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빠른 정보 획득 체계 구축,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적시 소통을 통한 정책 신뢰도 회복 등을 하반기를 앞두고 대비해야할 점으로 꼽았다.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 필요성도 주문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는 영유아, 임산부, 투석환자 등 사각지대가 많은데, 이들에 대한 근거 기반의 정책은 부족하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코호트를 형성하거나 레지스트리를 만들어 정확한 역학적 지표를 산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의료체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교수는 “최근 발표된 결과를 보면 경구용 치료제는 적극적으로 쓰면 쓸수록 의료 체계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며 “특히 팍스로비드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비용효과성은 보장이 되는 상태라고 평가된다”고 했다.

이어 “물론 델타 변이 때의 중증화율과 감염자 숫자를 기준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서는 비용효과성이 소폭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최소한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팍스로비드를 쓰면 쓸수록 이득에 가깝다.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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