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의료계 뜨거운 감자인 PA역할을 향후 '전문간호사'가 의료법 안에서 실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은 지난 2월 의료법 시행규칙에 위임되어 있는 '전문간호사의 자격인정 요건'을 모법인 의료법에 명시하고, 전문간호사 자격을 인정받으면 해당 분야에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간호사는 면허를 가진 간호사 중 3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2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거쳐 별도의 시험을 합격하면, 그 자격을 인정받는다.
인재근 의원은 "전담간호사는 마취, 호스피스, 감염관리, 응급 등 전문분야로 나뉘고, 해당 분야에서는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업무범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일반간호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그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이다"라며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의료법에 전담간호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업무범위를 별도로 규정해 그들의 업무영역을 확실히 해 전문의료인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당 개정안은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되면 보건복지부가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의료법개정안이 통과되고, 보건복지부가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에 현재 PA가 하는 역할을 업무범위로 설정한다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불법의료행위가 이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시행될 수 있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해당 의료법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3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통과되지 못했다.
일부 법사위 의원들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은 법률이 위임하는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특정 행정기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결국 해당 의료법개정안 심사는 법안심사 2소위원회에서 재심사될 예정이며,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따른 보완책 마련 또한 논의가 필요해 보이지만,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관련 단체 및 복지부도 해당 의료법개정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해당 의료법개정안이 실제로 PA를 합법화하는 개정안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PA를 법제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을 우려하며, 해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사실 전문간호사 의료법개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전문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와 의사의 고유 업무와는 다르다. 그동안 PA가 불법적으로 하던 의료행위를 전문간호사 업무에 규정하고 법제화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의료법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 된다 하더라도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해당 의료법개정안에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10년 넘게 풀지 못했던 PA문제를 이번 개정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간협 관계자는 "이번 의료법개정안이 통과되면, PA업무를 하는 전문간호사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만들어지는 셈"이라면서 "또한 현재 활동하지 않는 유휴 전문간호사들도 끌어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계도 간호계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계는 이미 예전부터 PA법제화·양성화를 주장했으며, 병원에서는 현재도 PA를 고용해 인력으로 쓰고 있는 상황.
더불어 복지부 또한 해당 의료법개정안 통과가 PA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눈치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지난 4일 개최된 '간호사 지속 근무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정책 간담회'에서 "PA문제가 계속 말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 전문간호사를 하위법령에서 법률로 올려 정하는 의료법개정안이 진행 중"이라면서 "이것이 통과되면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당한 보상이 있을 수 있도록 검토하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의료법개정안이 만약 법사위를 넘어 본회의에서도 통과된다면, 향후 전문간호사의 업무에 PA역할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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