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 사무총장, "의료양극화, 미래의료, 노인의료, 환경 문제 등 9가지 과제 개선 중점"
“미래한국의사회는 크게 건강보험 개선, 일차의료 강화, 남북의료 정책, 의료양극화, 안전한 의료환경, 노인의료대책, 미래 의료, 의료의 전문성 강화, 의료의 환경 개선 등 9가지 과제 개선에 나선다."
미래한국의사회 이용진 사무총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래한국의사회 비전선포식에서 '한국 의료의 주요 어젠다'를 발표했다. 미래한국의사회는 바람직한 의료의 정책 대안을 위해 출범한 의사들의 임의단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적정수가, 적정부담, 적정보장 등 건강보험 개선이다. 이 총장은 "위기의 한국 의료, 대안이 없으면 두려움이 없다. 2009년 미국 오바마케어가 나올 때 한국에 가서 건강보험을 배워오라고 할 정도였다. 세계 최고의 의료수준이라고 하지만 의료계는 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의료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의사들의 무게감이 많다. 전공의, 교수 등 누구나 진료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고 개원의는 저수가에 대한 경제적 고통이 있다. 중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은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5~7년 전부터 의사들도 아프다는 이야기를 대외적으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사라면 누구나 본인이 갖고 있는 진료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고 결과에 대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의사들이 왜 자꾸 큰소리를 치는지, 전문직도 자신을 위한 삶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한국의사회는 뜻 있는 의사들이 모여서 지난 일 년 정도 차근차근 준비했다.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은 많은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상황과 현재 재정에서 과연 최선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의사들이 3주만에 회비 1억을 모으고 협찬 없이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 의료봉사도 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내고 국회도 후원하고 소외된 계층이나 새터민을 지원하는 등 정부가 미처 여력이 없는 곳까지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의료에서 생명을 구하고 의료에 가치를 더해야 한다. 의료에 가치를 주지 않고 개인에게 희생하라고 하면 언제까지 갈 수 있는가"라며 "이제 작은 시작이지만 리더와 정책의 융합에 나서야 한다. 미래를 위한 변화나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변화, 미래의료 환경과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적정수가, 적정부담, 적정보장 건강보험 제도 개선에 중점
이 사무총장은 “정부 공무원들은 개인적으로 만나면 인상이 좋고 다 해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 보건복지부에 무슨 힘이 있는가. 지원이 필요하다면 국회에 이야기해야 하고 돈 문제는 기재부에 문의해야 한다 다각도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계가 미리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의료제도의 문제로 건강보험 첫 단추를 잘못 꿴 데 있다고 봤다. 이 총장은 "당시 돈 없는 사람도 치료를 받자는 의미로 1977년부터 건강보험이 시작됐다. 독일은 건강보험 완성에 120년 걸리고 일본은 30년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는 12년만에 전국민 건강보험이 됐다. 급하면 체한다고 (다른 나라에서) 박수치더라도 저수가, 저부담, 저보장으로 건강보험의 제 기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복지부와 토론할 때도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라는 단어는 안썼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케어라는 단어는 대통령을 지지하면 찬성, 그렇지 않으면 반대하기 마련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보장성 강화 정책은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 63%를 70%까지 올리자고 했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자연증가율은 7.5%였으나 예상증가율은 10%에 이른다. 5%로 중거율을 막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의사들에게는 피해의식이 있다 의약분업 당시 진찰료를 1만2000원으로 올렸다가 깎았고 다시 그만큼 다시 인상되는데 10년이 걸렸다. 지난 20년 동안 진찰료가 겨우 30% 올랐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의협이 진찰료 인상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반대한다. 반면 진찰료 인상에 필요한 자금이 2조원인데 정부가 이것마저 인상이 어렵다고 하면 의료계 역시 어려움이 따른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건강보험을 도입했을 당시 처음에 촌지도 있고 리베이트도 있고 일단 시작하자고 했다. 현재 보장성을 강화할테니 대통령이 나서서 수가 정상화를 약속했다. 그만큼 의협 입장도 이해한다. 2조원이라는 액수는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복지부도 힘이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적정수가, 적정보장, 적정부담 등의 정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1977년 건강보험의 첫단추를 잘못 끼웠고 이제 또 땜질식으로 하면 안된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의 로드맵대로만 가지 말고 적정수가, 적정보장, 적정부담 등 3가지에 대한 로드맵을 5년에서 10년의 장기계획으로 짜야 한다"이런 대안 제시 없이 비급여의 급여화 이야기만 하는 것은 문제다. 이렇게 되면 의협이 수가 오르는 것만 확인하고 투쟁할 계획만 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의료, 노인의료, 미래의료, 환경 문제 등까지 두루 섭렵
이 총장은 "북한 의사가 22만명이라고 한다. 독일은 통일 이후 동서의 의료수준이 같아지는데 20년 걸렸다고 한다. 남북의료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2세이고 북한은 71,5세다. 북한에서 취약한 감염병, 영유아사망률 등을 막기 위한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정보는 적은데 통일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보험제도, 의학교육, 지자체 책임 등을 나눠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의료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학병원은 예약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도 기피과와 인기과를 나눠서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10년 후에 노인의료 하나만 봐도 언제까지 의협의 복지부, 국회가 갈등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 심뇌혈관, 암, 만성질환, 통증관리, 척추관리 등 우리가 먼저 관리해서 대안을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문화의 변화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노인 환자가)요양병원에 안가면 왜 안가냐고 했는데 지금 커뮤니티케어는 늦으면 늦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내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 내에서도 보건의료 TF를 두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라며 "이는 가치 판단의 기준이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의료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미래의료는 4차 산업 승자와 패자가 생긴다. 누가 혁신을 주도할 것인가. 이익이 누구한테 갈 것이고 현대의학의 위기는 누구인가에 달려있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의료와 환경 문제도 중요하다. 의료폐기물 85%는 일반폐기물이라 적절한 분리수거가 필요하다. 우리 수준에 맞는 법이 필요하다. 모두를 살리는 친환경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지구를 아프게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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