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21 07:09최종 업데이트 23.02.2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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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정책-현장 괴리 발생 이유는?…“의료계의 입법 메커니즘 몰이해 때문”

창립 2년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 보건의료 소외 분야 안건 정책화 위해 현장-국회 ‘디딤돌 역할’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대책에도 의료계는 정부의 현장과 괴리된 ‘탁상행정’에 대한 불만과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각종 의료 악법들이 연달아 본회의 통과 위기에 처하며 의료계가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인 가운데 국회 내 유일한 보건의료분야 직원연구모임인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가 역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보건의료만큼은 정치적 목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기조에 따라 그간 여야를 아울러 순수하게 보건의료분야 현안을 연구하고 관련 법안을 개발해 왔던 국회 보발연은 2021년 2월 창립 이후 1년 만에 ‘우수연구회’를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연구 내용을 토대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보발연은 올해 창립 2주년을 맞아 국회 내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일상회복과 맞물려 보다 활발한 활동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보건의료분야 정책이 입법화되는 과정에 디딤돌이 되겠다는 포부다.
 
소외된 보건의료정책 발굴해 입법으로 연결…‘소아응급’ 관련 법안 발의
 

보발연은 국회 사무처 공무원과 보건의료 전문가가 보건의료 현안에 대해 연구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국회 직원연구모임으로 현재 정재훈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 회장(수원 아주편한병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과 윤위 회장(전봉민 의원실 보좌관)이 이끌어 가고 있다.
 
보발연은 국회 직원들이 중심이 된 입법 그룹과 의료인, 교수, 법률가, 사회복지 및 언론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 비영리 법인, 소비자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공기관 그룹 등 총 3개 그룹이 참여해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분기별 1회 간담회를 통해 소외된 분야의 아젠다를 발굴해 이를 입법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상태 사무총장(보아스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소아청소년, 정신보건 등 소외받고 있는 보건의료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관련 학회와 의견을 나눠 소아청소년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김홍걸 의원(무소속)은 보발연의 제안에 따라 소아환자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중앙응급의료위원회 위원으로 포함시키고, 소아환자 전문응급의료센터에게 소아 응급의료종사자 양성 및 시설․장비 구비 등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소아환자의 응급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확대하는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상태 사무총장은 “지난해에는 이태원 사건과 관련해 재난 관련 심리 지원에 있어 정부의 지원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토론회도 가졌으며, 최근에는 뇌졸중 전달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토론회도 실시했다”며 “우리 사회에 중요한 필수의료임에도 불구하고 공론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이를 아젠다 삼아 국회에 새로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그 외에도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과 제도에 대한 연구, 의료 산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 발전에 대한 연구 등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연구회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뿐 아니라 기재위, 법사위, 산업위 등 다양한 상임위원회에 뛰고 있는 국회 공무원들이 참여하고 있기에 보건의료와 관련해 포괄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 반영, 입법 활동 등에 있어 서툰 의료계…소외 분야 정책화 ‘디딤돌’ 역할 자처
 
창립 2주년을 맞이한 국회 보발연은 보다 적극적으로 보건의료 분야 소외 분야를 발굴하고 연구해 국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신상진 국회의원의 비서관이기도 했던 이상태 사무총장은 “의료 전문가 그룹에 다양한 학회와 협회가 있고 아이디어 많으신데, 국회의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해 그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입법이되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임시회의때 안을 가져온다. 이미 복지부 예산이 기재부에까지 올라 다 정해진 상황에서 예산을 증액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아무리 중요한 법이라고 하더라도 국회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국민 여론을 고려하는 전략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의료계가 싸울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정말 국민을 위한 아이디어가 실제 법안과 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해 필요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 방법을 컨설팅함으로써 좋은 아젠다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회장은 “우리 연구회는 정치적 조직이 아니기에 여야 협치의 순수 보건의료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어떤 분야의 보완이 필요한지에 대한 관점으로 보건의료 분야를 바라보고 있고, 이에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뇌졸중 분야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의료 중 상대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우리 학회가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 회장은 “연구회에서 다양한 학회들을 만나보면 현장 전문가들은 개선을 절실하게 느끼는데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거나 국회에 이러한 문제를 알리고 소통할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 국민에게 꼭 필요한 부분인데도 의료계 안에서도 목소리가 작고 상대적으로 약자인 분야에 대해서 우리 연구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로 인해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제도와 법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정재훈 회장은 또 “우리 연구회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생존권 보장을 위한 복지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정치적 이념과 정당에 상관없이 옳은 일을 위해 힘쓸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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