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퇴원 후에도 정신과적 문제 지속돼…4명 중 1명은 불안·우울 호소, 전염병 두려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를 겪었던 환자 중 55.8%가 롱코비드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후유증으론 만성피로와 기억력 감퇴, 후각상실 등이 꼽힌다.
서울대병원 소희선 가정의학과 교수는 28일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21년 11월 23일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코로나19 성남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한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3개월 이상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코로나 완치 후 3개월 뒤에도 55.8%가 신체·정신적 증상을 호소했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만성피로로 32.7%가 코로나 완치 이후에도 피로감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억력 감퇴와 후각 상실도 대표적인 롱코비드 후유증이다. 코로나 환자 중 15%와 14.3%는 각각 퇴원 3개월 뒤에도 이같은 증상을 보였다. 이외 근육통(7.5%), 미각감퇴(6.8%), 현기증(6.8%) 등 증상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추적 관찰에서 흉부 통증이나 호흡곤란, 기침 등 심폐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최소화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피로 등 체질상의 문제나 신경과적 증상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인한 만성적 후각과 미각 손실은 이미 잘알려진 사실이다. 싱가포르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의 후각과 미각 상실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5.6%에서 후각 상실이 지속될 수 있고, 4.4%는 미각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감염 후 30일째 환자의 74%만이 후각 회복을, 79%가 미각 회복을 보고했다. 회복률은 달이 지날수록 증가해 6개월 뒤 후각은 96%, 미각은 98%에 달했다.
정신과적 문제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환자 25.9%가 치유 3개월 뒤에도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했고 23.8%는 심리적 불편함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론 15% 가량이 신경정신과적 문제로 일상적인 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코로나19가 완치되고 생활치료센터를 퇴소한 이후에도 정신과적 증상이 유의미하게 지속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낯선 환경인 생활치료센터를 떠나 거주지로 돌아가면서 퇴원 후 신경정신과적 증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코로나로 인한 직업 및 임금 손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가족이나 친구를 잃을 수 있다는 전염병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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