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13 04:45최종 업데이트 26.08.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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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진찰한 환자 소견서 요양원에 보냈다가 감봉…응급의학과 의사 “징계 부당”

병원 측 개인정보 제3자 제공으로 판단해 감봉 2개월…복지부 “요건 갖춘 소견서는 진단서 효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직접 진찰한 의식불명 환자의 소견서를 보호자와 요양원 측 요청에 따라 촉탁의에게 전달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감봉 2개월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병원은 환자의 소견서를 요양원 촉탁의에게 보낸 행위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해당 의사는 환자의 계속적인 진료를 위한 의료정보 전달이었고 보호자와 요양원 측의 요청도 있었다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12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동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는 병원의 감봉 처분에 불복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감봉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A씨는 2025년 11월 29일 동부병원 응급실에서 80대 환자를 직접 진찰했다. 이후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가 되자 보호자와 요양원 측은 진료 소견서 발급을 요청했다.

제보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26년 1월 11일 소견서를 작성해 요양원 촉탁의에게 이메일로 전달했다. 보호자가 소견서 발급을 요청한 대화와 A씨가 이를 작성하겠다고 안내한 내용, 요양원 측이 촉탁의에게 전달할 소견서를 요청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발급된 소견서도 노동위원회에 증거로 제출됐다. 

다만 보호자가 소견서 발급 자체를 넘어 촉탁의에게 이메일로 직접 전달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동의했는지는 노동위원회 심리 과정에서 다뤄질 쟁점으로 보인다.

병원, 개인정보 제3자 제공 판단…2개월 감봉 처분

병원은 A씨가 촉탁의에게 소견서를 전달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제3자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병원은 지난 2월 4일 A씨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한 뒤 같은 달 9일 감봉 2개월을 의결하고 징계처분을 통보했다. 관련 자료에는 감봉 2개월 의결 경위와 인사위원회 구성, 병원장 명의의 처분 통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징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병원은 지난 6월 29일 오후 4시 33분 원심을 유지하는 최종 결정을 이메일로 통보했다. 해당 통지는 총무팀 명의의 공문과 함께 전달됐다. 

A씨는 “환자는 의식불명 상태였고 보호자와 요양원 측의 요청에 따라 직접 진찰한 내용을 소견서로 작성했다”며 “환자의 계속적인 치료를 위해 촉탁의에게 전달한 의료문서를 일반적인 개인정보 제3자 제공으로 판단해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징계 확정 12분 뒤 복지부 “소견서도 진단서 효력”

병원의 재심 결과 통보 직후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도착하면서 징계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A씨가 제출한 국민신문고 기록에 따르면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의 회신은 같은 날 오후 4시 45분 도달했다. 병원이 재심 결과를 통보한 지 약 12분 뒤다.

복지부는 회신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가 진단서의 기재사항과 양식을 준용해 작성했다면 문서의 명칭이 소견서라고 하더라도 진단서의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진단서는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에게 발급해야 하지만 환자가 사망했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를 근거로 자신이 작성한 소견서가 단순한 개인정보 문서가 아니라 직접 진찰을 토대로 작성한 의료문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병원은 복지부 유권해석이 징계의 정당성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징계처분은 당시 확보된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뤄졌으며, 해당 유권해석에 따라 징계처분의 정당성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복지부 회신은 소견서가 진단서의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요건과 의식불명 환자의 발급 예외를 설명한 것으로, 소견서를 요양원 촉탁의에게 직접 이메일로 전달한 행위까지 개인정보보호법상 허용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노동위원회에서는 소견서의 법적 성격과 함께 보호자의 요청 또는 동의 범위, 촉탁의에게 전달한 목적과 방식이 적정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문제 제기·조사 관여 인사가 징계 심의에도 참여”

A씨는 징계 사유뿐 아니라 병원 내부의 심의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료에 따르면 소견서 전달의 위법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원내 개인정보보호 담당 위원장이 재심 인사위원으로 참여해 A씨에게 직접 질의했다. 또 감사를 지휘한 관리부장이 원심과 재심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문제를 제기하고 조사에 관여한 인사들이 징계를 판단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며 “조사와 심의가 충분히 분리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심 절차와 관련해서도 병원 내부 규정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보자료에 따르면 병원 인사규정 시행내규에는 징계 양정과 재심 절차가 규정돼 있지만 재심 처리 기한이 명확하지 않았고, 서울시도 병원 측에 재심규정 미흡을 개선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절차상 문제가 실제 징계 결론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사건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노동위원회는 소견서 전달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감봉 2개월의 처분이 적정했는지, 징계 심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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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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