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의사파업 기간에 해당 사건을 다룬 신문기사 493건을 정량적으로 보도양상과 프레임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보수와 진보 매체 모두 종합적인 정보 전달 보단 사건 중심 보도가 대다수였다. 특히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 구조를 단편적으로 전달하는 방식(보수 매체 29.4%, 진보 매체 23.1%)이 많았다.
매체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기사에서 활용한 정보원 유형은 차이가 있었다. 기사에 이용된 프레임 역시 달랐다.
보수 매체는 주로 원인 제공 프레임(35.3%)을 통해 정책 추진에서 정부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이들 매체는 정부 당국이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의나 조정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공공의료 정책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파업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반면 진보 매체는 공공성(21.2%)과 도덕성(15.4%) 프레임을 통해 의협의 비윤리적 행위를 비판하는 기사가 대다수였다.
이들 매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의사 증원과 공공의료의 강화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줬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공공성 프레임을 이용했다. 동시에 도덕성 평가 프레임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뒤로하고 파업을 강행하는 의협의 비윤리적인 모습을 지적했다.
기사 내용에서 활용한 정보원 유형을 보면 보수 매체는 의협을 주된 정보원으로 했고 진보 매체는 상대적으로 국민과 학계의 목소리를 기사에 많이 반영했다.
연구팀은 "양측 진영에서 의사파업 사태를 통해 보여준 보도 양상의 차이는 강조하고 싶었던 어젠다가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보수 진영에선 의사의 전문 직업성에 기반해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정부의 개입과 통제보다는 문제를 시장의 논리에 맡겨두는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팀은 "반면 진보 진영에선 보편적인 건강권을 우선시해왔고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나타나는 시장 실패(market failure) 현상으로 인해 정부 당국이 나서서 건강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아젠다가 강하다. 이런 부분이 기사 논조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수 교수는 "이념 성향에 따라 매체의 프레이밍 방식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확대·재생산될 경우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공중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보건의료체계의 개선과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공공의료 정책을 둘러싼 의제 설정과 갈등 관리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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