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울특별시 노원구의사회는 지난해 11월부터 6인의 운영위원을 중심으로 재택치료 서울형 24시간 컨소시험형을 준비했다. 12월에 회원을 모집한 결과 40여개 의원이 참여를 희망했다. 12월부터 회원을 대상으로 재택치료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컨소시엄의 특성은 낮 동안에 각자 본인에게 주어진 환자들의 전화 모니터링을 하루 2회 이상씩 하고, 밤에는 의원마다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본인의 의료기관에서 당직을 하면서 응급콜을 받는 것이다. 이에 의사회 사무국에는 유선전화, 인터넷전화를 각각 한 대씩 추가해 재택환자들이 항상 노원구의사회 재택진료센터에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재택치료를 신청한 원장들께는 본인의 휴대전화 외에 응급콜을 받을 휴대전화 한 대씩을 추가로 개설하게 했다.
 
올해 1월에 보건소를 통해 각 원장과 간호인력들의 재택ID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회원들에게는 10장의 교육자료를 만들어 재택치료 신청부터 재택환자 청구까지 모든 사항을 교육했다. 노원구의사회 재택진료센터에서 일할 응급콜 전담직원으로 간호사 1인, 간호조무사 1인, 행정직원 1인을 구성해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이렇게 노원구의사회 재택진료가 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장, 노원구청장, 노원구보건소장, 서울시의사회, 노원구의사회의 상호 신뢰와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 위기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극복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행정력과 전문가의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 현장이 마련된 것이다. 방역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재택치료야말로 1.2.3차로 이뤄진 의료전달체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때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전문의들이 대부분 개원을 하고 있는 현실, 도심에 밀접하게 모여있는 점, IT강국인 점, 의사들의 책임감과 사명감, 서울시·지자체구청·보건소와의 협업이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환자들이 불안해 하지 않고 제데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안일 것이다.

경증이나 무증상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사회에서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환자를 돌보고, 증상 악화나 중증 환자는 2차 의료기관의 입원시설을 이용하고, 위중한 환자들은 3차 기관으로 전원해 치료를 받는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할 시기다.
 
노원구의사회 재택진료팀은 2개월의 준비 끝에 2월 2일 첫 신환을 받고 2월 16일부터는 노원구 관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의 집중군 환자 전체를 매일 받아서 재택진료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사전에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노원구의사회 자체 교육이 좀 힘들었는지(?), 중간에 포기하는 원장들이 있어서 최종 32개 의료기관 원장들이 최종적으로 재택치료를 시작했다.

재택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원장들은 본인의 대면 진료 시작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씩 늦췄다. 나 역시 오전 9시부터 진료하던 것을 오전 10시부터 하고, 오후 진료시간도 2시부터 시작하던 것을 오후 3시부터 한다고 미리 공지했다. 매일 재택환자 전화모니터링은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진행한다. 환자가 늘어나면 오전 7시부터 재택환자를 진료할 생각이다. 재택치료를 맡는 원장들 중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의원에서 종일 상주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환자들은 거주지 기준으로 각 구마다 보건소를 통해 명단이 전송된다. 이 명단을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집중군 환자는 따로 분류돼 노원구의사회로 총괄파일이 온다. 배정 담당 운영위원이 32개 의료기관의 원장들께 1/N 로 환자 배정해서 단톡방에 올린다. 각 원장들은 배정된 환자들을 토대로 전화모니터링을 하고 격리해제일까지 매일 2회 이상의 모니터링으로 환자를 진료한다. 필요시 약물을 처방해 지정된 약국으로 PDF 처방전을 전송한다.

요즘은 확진자가 너무 폭증하다 보니 환자의 전체 기록이 오지 않는다.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 전화번호만 전달된다. 역학조사관이 모든 것을 기록해 넘기는 기간이 2~3일 이상 걸리다 보니, 그냥 확진 당일날 노원구의사회가 명단을 받아서 각각 원장들이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주민번호 뒷자리, 주소까지 확인해야 한다.

응급 콜전화나 인터넷 병원 전화로 전화를 하는 원장 중에는 환자들이 보이스피싱으로 주민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원장들께 반드시 병원 원내 유선전화를 이용하라고 권유하고 병원 이름까지 언급하도록 하고 있다. 어떤 환자는 5일동안 의사 전화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해서 조사한 결과, 해당 원장은 매일 하루 2회씩 환자에게 전화를 했는데 환자가 병원 전화번호를 ‘보건소 직원’이라고 저장해 두고 있었다. 환자는 보건소에서 전화가 오는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 환자는 원장께 너무 미안하다고 하면서 재택전담센터로 전화를 걸어 해당 의료기관에 불이익을 주면 안된다고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이후 원장들이 재택치료 환자 전화 모니터링을 할때는 ‘노원구의사회 재택진료 의사 누구누구입니다’를 반드시 말씀드릴 것을 전하고 있다.
 
재택치료를 하고 약이 필요한 환자는 하루에 전담지정약국에서 2회 택배배송을 모아서 한다. 오후 늦게서야 약이 급한 환자는 약 배송이 당일 되지 않으니, 원장이 직접 환자의 집 앞까지 약을 갖다드리는 일도 있었다. 노원구의사회 재택치료에 참여하는 원장들은 모두 하나같이 '힘은 들지만 보람있다' 하신다. 환자를 받은 첫 일주일은 점심시간에도 환자를 보느라 점심을 먹지 못한 원장들이 대부분이다.

원장들은 코로나19 사태 2년간 말로만 듣던 확진자 치료의 최일선에 있으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제 대학병원에서 밤낮없이 코로나 환자 치료에 여념이 없는 동료 선후배 의사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조금 덜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참여를 하게 해준 노원구의사회 운영위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곤 할 때면 마음도 찡하고 가슴이 뭉클하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중 재택치료 환자의 전화 모니터링을 먼저 하고 진료를 보고 이 환자들이 경증에서 무사히 격리 해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거듭해서 감사인사를 남기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님과 직원들, 오승록 노원구청장님과 직원들, 이은주 노원구보건소장님과 직원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님과 상임이사님들, 저희에 대해 신뢰감과 사명감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일선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노원구의사회 상임위원들과 독수리 5형제같은 운영위원 오현호, 조현호, 진원종, 최종수, 최상철 위원에게도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원구의사회 32인의 재택진료 전담의사들의 노고와 사명감, 책임감에 경의를 표합니다.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의 최일선에서 전공의 때처럼 밤새 당직까지 감수하면서 재택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재택치료 원장님들, 다시 한 번 파이팅입니다."

                           노원구의사회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참여 의원급 의료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