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31 07:49최종 업데이트 24.01.3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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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하면 의대교수도 부족...임용 기준 완화에 하향평준화 우려

정부·국회 심의 절차 필요에 따라 시간 부족…기초의학 등 일부 과목은 교수 부족에 채용 난항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얼마나 의대 교수 교원을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절차상 시간이 촉박한 이유와 더불어 일부 기초과목 등에선 늘어난 정원 만큼 교수가 채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12월에 심의 끝나고 2025년도 곧바로 채용 가능할까

3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만약 2025년 의대정원이 늘어나더라도 곧바로 교수 추가 채용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서울의대 등 국립대는 시간이 부족하다.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올해 상반기 확정될 경우, 교육부는 대학별로 교원 추가 채용 등 관련 서류를 받아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과 우선 협의를 거치게 된다. 이후 재차 국회 심의까지 거쳐야만 2025학년도 의대 교수 채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관련 심의 과정들을 모두 거치고 나면 2025년도 상반기가 돼서야 임용 절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3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의대와 과목별로 교수가 채용되기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필요한 교수 증원 수요 요청을 해오면 통상적으로 12월은 지나야 국회 심의까지 다 끝난다. 이런 과정을 다 거친 이후 아무리 빨라도 2025년도 상반기는 돼서야 임용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초의학 과목 중에선 교수 채용 자체 어려워

일부 기초의학 과목 중에선 교수 임용이 단기간에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내 의대에선 이미 기초의학 교수 부족이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의과대학교육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기초의학 전임교수 숫자가 의학교육 평가 인증 기준(25명)에 미달한 의대가 4곳이나 됐다. 인증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맞춘 의대는 12곳이다. 구체적으로 유전학은 53명, 생물물리학은 59명, 면역학은 71명, 세포생물학은 81명의 교수가 부족했다.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한 이유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의대 졸업자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초의학 전공 의사 대부분은 대학교수로 보직하지만 환자 진료를 보지 않은 탓에 소득은 임상교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즉 지금도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한데, 의대정원이 더 늘어나게 되면 이를 충족할 만한 기초의학 교수를 채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교수 부족하니 임용 기준 완화?…"의학교육 질 하향평준화 막아야"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의대에선 교수 임용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의대 한 교수는 "의대정원 확대 기조에 맞춰 단기간에 의대 교수도 늘려야 하다 보니 채용이 쉽지 않을 것을 대비해 논문 실적 등 임용 기준을 일부 완화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의학계는 정부 차원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대정원 확대가 의학교육 질 저하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학생 수 대비 의대 교수 숫자는 다른 분야에 비해 현재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의대 재직 전임교원 1만1502명, 의대생 수는 1만8348명이었다. 학생 1명당 교수 수가 0.63명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약대는 학생 1명당 교수 평균이 14.9명에 달하고 법학전문대학원도 7.6명으로 의대보다 4배 이상 많다. 도쿄의대도 3.2명, 하버드의대는 무려 17.5명에 달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권성택 명예회장(서울의대 성형외과 교수)는 "지금 (의대정원을 늘리려는 정책) 상태론 의학교육이 하향평준화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양을 늘리면서 질도 함께 잡을 수 있는 대책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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