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초음파 골밀도측정 시연하는 모습
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허용 여부를 결정하자고 대한의사협회에 공개 제안했다.
25일 한의협은 "의사협회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절대 반대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한 여론을 파악해 그 뜻에 따르자"고 강조했다.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의 공동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이 현대의료기기 오진이라는 망신을 당한지 10여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의외다.
"골밀도를 측정하는데 아무런 어려운 내용도 없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인데"라며 지난 13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당당하게 시연을 했던 한의협 김필건 회장.
그러나 그는 진단 방법에서부터 결괏값 분석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고, 대한골대사학회 양규현(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회장으로부터 "A부터 Z까지 다 틀렸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전해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한의협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그래도 여론조사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의협은 "국내 굴지의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단독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5.7%가 한의사가 엑스레이와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협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니 만큼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이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자"고 촉구했다.
이런 제안을 의사협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현대의료기기 사용이라는 매우 전문적이고, 국민 건강이 걸린 사안을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게 얼마나 유치하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지 웬만한 의사들은 다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요즘 의협의 관심은 메디게이트뉴스가 제공한 김필건 회장의 오진 동영상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에게 전파할까에 쏠려 있어 이런 제안을 검토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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